10년새 6번째 지도자 맞는 호주…모리슨 총리, 난민·경제 정통(종합)

입력 2018-08-24 17:07  

10년새 6번째 지도자 맞는 호주…모리슨 총리, 난민·경제 정통(종합)
모리슨 '보트피플' 차단 성공…관광청장으로 방한도
턴불 총리, 정계 은퇴 선언…당내 갈등 내재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여당내 권력투쟁으로 안갯속으로 치닫던 호주 정국이 스콧 모리슨(50) 재무장관을 새 총리로 세우며 일단 안정을 찾게 됐다.
호주 집권당인 자유당 의원들은 24일(현지시간) 실시된 당 대표 선출 투표에서 모리슨 재무장관을 선택했다고 ABC 방송 등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호주는 의원내각제를 선택하고 있는 만큼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자유당은 이번 주 당 지도부 교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으며,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던 맬컴 턴불 총리는 결국 3년 임기를 약 1개월 앞두고 물러나게 됐다.



◇지도부 전격 교체 = 소속 의원 최소 43명의 요구로 실시된 이날 당대표 투표에서는 모리슨 재무장관이 결선 투표 끝에 강력한 경쟁자인 피터 더튼 전 내무장관을 45대 40으로 제쳤다.
이에 따라 모리슨 장관은 제30대 호주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됐다.
모리슨은 총리로 확정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주인들이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안정과 단합, 방향과 목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하고 당내 화합에도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투표는 물러나게 된 턴불 총리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
턴불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소수 세력이 당을 더 오른쪽으로 끌고 가려는 교묘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계속 자신을 흔들어대면 의원직을 내놓겠다고 경고했다.
턴불 총리의 경고는 지난 21일 실시된 당대표 선출 투표에서 이미 경쟁자인 더튼을 48대 35로 따돌리는 데 성공했으나, 더튼 측이 세를 모으며 지도부 교체를 계속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43명이 넘는 의원이 24일 다시 당 대표 선출 투표를 열 것을 요구하면서 턴불로서도 피할 방법이 없게 됐다.
약 3년 전 소위 '당내 쿠데타'로 전임자 토니 애벗을 몰아낸 턴불은 "아주 멀지 않은 시기에"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부 언론은 1차 표결에서 탈락한 줄리 비숍 당 부대표 겸 외무장관이 정계 은퇴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 정국 전망 = 호주는 최근 약 10년 사이 6번째 총리가 탄생할 정도로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모리슨 장관이 새 총리로 선출됐지만, 당내 갈등이 완전히 진화된 것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턴불 총리의 경우 기후변화 정책이나 동성결혼, 공화제 지지 등 보수 정당 소속이지만 진보 색채를 띠면서 출발부터 당내 강경 보수파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취임 초기 80%를 넘나드는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기도 했지만, 곧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당내 흔들기도 계속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강경 보수파인 더튼 전 장관과 그 지지세력이 당 대표직을 계속 노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두 차례의 당대표 투표에서 아깝게 패하는 등 강력한 지지세를 이미 구축하고 있는 만큼 내년 5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모리슨이 이끄는 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은 경우 더튼 측이 또다시 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더튼 장관은 내무장관으로서 강력한 반이민정책과 국경보호정책으로 지지세를 늘려왔다.
한편으로는 턴불의 사퇴로 조만간 실시될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하면 조기 총선도 가능하다. 현재 연립여당은 단 1석의 우위로 과반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 모리슨 새 총리는 누구 = 모리슨은 온건파를 존중하는 보수주의자라는 평판을 받아 당내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로 동료들에게 낙점을 받았다.
이번에 지도부 교체 움직임이 거세게 일 때도 그는 자신을 기용한 턴불 총리에 맞서 당대표직에 도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당내 실세로서 총리 자리를 꿈꾸는 야심가로도 알려졌고, 그는 이번에 막후에서 지지세를 확보해왔다.
경찰관의 아들인 모리슨은 관광청장으로 일하다 2007년 의회에 처음 진출했다.
그는 이민장관과 복지장관에 이어 3년 전 턴불 정부가 들어서면서 재무장관으로 기용됐다.
특히 2013-14년 이민장관으로 재임하면서 망명 희망자들이 배를 이용해 호주에 닿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는 정책을 집행,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인권단체 등의 강한 비난에도 소위 '선상 난민'들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은 밀항사업자들의 배를 불릴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게 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재무장관으로 일하면서는 흑자재정 전환, 개인소득세 인하와 중소기업 감세 등을 추진해왔다.
그는 관광청장으로 일하던 2005년 서울을 찾은 적이 있으며,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김동연 부총리와 회담하기도 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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