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1기', 월드컵 멤버 17명이 주축…젊은피 2명은 수혈

입력 2018-08-27 11:39  

'벤투호 1기', 월드컵 멤버 17명이 주축…젊은피 2명은 수혈
벤투 감독 "월드컵 명단 기본…성장 가능성 젊은 선수 소집"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파울루 벤투(49) 감독은 사령탑 취임 후 처음으로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벤투 감독은 27일 다음 달 두 차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에 나설 24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던 17명을 포함했다. 대표팀 소집 대상의 70.8%에 이르는 선수가 월드컵 멤버인 셈이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첫발을 내딛는 상황에서 모험을 선택하기보다는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시작하겠다는 구상이다.
월드컵 출전 선수 23명 중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선방 쇼를 펼쳤던 조현우(대구)는 예상대로 '벤투호 1기'에 승선했다.



또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했던 베테랑 기성용(뉴캐슬)과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미드필더 이재성(홀슈타임 킬)도 벤투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이들 외에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수비수 이용(전북), 홍철(상주), 정승현(가시마), 윤영선(성남), 미드필더 장현수(FC도쿄), 정우영(알사드), 주세종(아산),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 문선민(인천),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도 승선에 성공했다.
월드컵 기간 수비 실수로 집중 공격을 받았던 장현수는 수비수에서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해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으로선 한국 대표팀을 처음 지휘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는 중국 슈퍼리그 충칭 리판 감독으로 아시아 축구를 경험하고,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경기와 월드컵 최종예선 5경기를 영상으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0일 입국해 한국 생활을 막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또 22일 국내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포항전과 25일 전북-상주전을 직접 경기장에 찾아가 봤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음에도 대표팀 자원을 충분히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아울러 벤투 감독을 보좌하는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코엘류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등 4명의 외국인 코치는 모두 같은 포르투갈 출신이다.



외국인 코치들과 호흡을 맞출 한국인 코치로 최태욱 서울 이랜드 코치와 김영민 수원 삼성 스카우트 팀장이 선임됐지만 이들 역시 대표팀 적응 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중심에 두고 9월 7일 코스타리카, 11일 칠레와 평가전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월드컵 멤버 중 몸 상태가 100%까지 올라오지 않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비롯해 김신욱(전북)과 고요한(서울), 김민우(상주), 박주호(울산), 오반석(제주) 등 6명은 9월 A매치에 부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명단을 기본으로 하고, 최근 활약이 좋은 선수들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젊은 선수들을 소집했다"고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뉴페이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 중인 미드필더 황인범(아산)과 수비수 김문환(부산)이다.
황인범과 김문환은 나란히 프로축구 2부(K2리그)에서 맹활약한 덕에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됐고, A대표팀에 처음 뽑혀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기존 대표팀에 단골로 뽑혔던 선수들도 벤투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신태용 전 감독이 지휘하던 대표팀에서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다가 지난 5월 다리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던 김민재(전북)가 복귀했고,
한동안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았던 공격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미드필더 남태희(알두하일), 수비수 윤석영(서울)도 대표팀에 소집됐다.
작년 10월 모로코전 이후 10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지동원은 지난 1월 독일 프로축구 2부 다름슈타트로 임대됐다가 7월 원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로 복귀했다. 또 남태희는 카타르 리그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활약 중이다.
아울러 윤석영은 국내 K리그로 유턴한 후 서울의 왼쪽 측면 수비수로 정교한 크로스 능력과 에너지 넘치는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아시안게임 활약으로 선발된 케이스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대표 발탁 당시 김학범 감독의 '인맥 축구' 논란에 휘말렸지만 첫 경기 바레인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5골을 몰아넣으며 한국의 8강 진출에 앞장서는 등 득점력을 입증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에 들어오더라도 리그 중에 소속 구단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거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교체될 수 있다"며 선수들의 경기력을 시간을 두고 관찰하면서 '벤투호'를 완성해 갈 것을 선언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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