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법치'를 목표로 중앙전면의법치국위원회를 발족했다. 이 위원회는 법치관련 제도정비를 담당하는 최고 기구지만 현재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위에 있어 옥상옥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7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4일 중앙전면의법치국위원회 1차 회의를 소집했다. 관영매체들은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위원회를 구성하는 면면을 크게 소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앙전면의법치국위원회 주임을 맡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제1부주임, 그리고 리잔수(栗戰書) 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 이데올로기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이 부주임을 담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지난해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당시 당대회보고에서 중앙전면의법치국영도소조를 설립해 법치중국 건설을 위한 당의 통일된 영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 위원회를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당정기구 개혁방안에 포함시켰고 이날 첫 회의에서 구성원을 발표했다.
통신은 임시기구 성격의 영도소조가 규모가 확대되고 상시기구 성격의 위원회로 승격한 것은 의법치국 공작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1차 회의에서 당의 영도를 제도화, 법치화해 의법치국에 대한 당의 통일된 영도를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중앙전면의법치국위원회 2018년 업무내용과 공작규칙을 통과시키고 인민법원조직법과 인민검찰원조직법 수정초안을 각각 심의했다.
둬웨이는 하지만 이 위원회 발족은 의법치국에 대한 지식인계층의 기대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인대와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법률의 권한을 받아 입법, 감독기관으로 역할을 이미 하고 있어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법치건설의 목표는 인치와 권력의 마구잡이식 속성을 통제하는 것인데 최고 당정지도자들이 위원회의 핵심에 포진한 것은 권력의 감시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은 헌법상의 최고입법기관인 전인대를 능가하는 상위 기구가 출현했다면서 이로 인해 전인대의 입법심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맹목적인 자신감을 불어넣어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왕 상무위원은 위원회 요직을 다시 차지함으로써 건재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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