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조형우 "지질함도 솔직히 보여줄게요"

입력 2018-08-28 06:00  

싱어송라이터 조형우 "지질함도 솔직히 보여줄게요"
"만들어지는 가수에서 스스로 만드는 가수로 성장했죠"
4년 만에 미니앨범 '웨어'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2011년 MBC '위대한 탄생'에서 비틀스의 '렛 잇 비'(Let It Be)를 부르던 청년, 조형우(31)를 기억하시는지.
이 프로그램 '톱 10'까지 오르는 동안 따뜻한 음색, 연세대 실내건축학과와 대학가요제 출신이라는 이력이 소소한 화제가 됐다.
조형우는 이후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에이팝에 둥지를 틀고 2013년 '로맨틱 스프링'(Romantic Spring), 2014년 '힘'(Him) 두 장의 앨범을 냈지만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잘 지내고 있을까. 그의 포근한 목소리가 그리워질 때쯤 소식이 날아왔다. 8월 28일 4년 만의 새 앨범 '웨어'(Where)로 돌아온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조형우는 "나름대로 음악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오랜만이죠"라며 웃어 보였다.




앨범 공백기 동안 그는 다양한 일에 손댔다. 오리온 과자 '태양의 맛 썬' 광고 음악과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로고송을 만들었으며, 어릴 적 영국 유학 경험을 살려 번역일도 했다. 인디 뮤지션들처럼 감성적인 예명을 지어볼까 고민도 했다고.
"20대 후반∼30대 초반이 전문적인 일에 입문하는 시기잖아요. 지난 4년간 여러 가지 기술이 쌓이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연예인이 아니라 음악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 가깝다는 깨달음도 얻었고요. 본명의 뉘앙스가 너무 진지해서 안 떴나(웃음) 싶어서 예명을 지을까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별 의미 없어 보여요. '성숙해졌다'는 말은 진부한 것 같고, 그냥 그렇게 산 것 같아요."
신보 '웨어'는 장소에 대한 기록이다. 가장 행복했던 곳이지만 이제 다시는 갈 수 없게 된 공간을 노래한다. 조형우는 "어려서부터 이사를 많이 다녔다. 사랑했던 사람이 살던 집, 친구들과 어울리던 장소를 지나칠 때면 묘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앨범은 지난 4년의 집대성이기도 하다. 어릴 때 습작으로 쓴 노래를 다듬어 넣었다. 특히 7개 트랙 가운데 3곡 '꿈꾸는 잉여'와 '파인'(FINE), '흉터'는 기존에 발표한 싱글이다. 과거의 작업물을 짚고 넘어가야 새 창작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
타이틀곡 '후회'는 피아노에 보컬만 담백하게 얹은 노래다. 헤어질 땐 그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었지만, 사실 나를 가장 생각해준 이는 그 사람이었다고 노래하면서도 이별을 덤덤하게 바라본다.
조형우는 "'후회'는 가장 아무것도 하지 않은 곡"이라며 "최고의 세션이 연주해준 버전이 있었지만, 담백한 버전이 가장 나답고 발가벗겨진 느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앨범 크레딧 곳곳에는 조형우 이름이 등장한다.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도맡은 덕분이다.
"제가 다 만들어서 회사(미스틱)에 들이밀었어요. 예전처럼 프로듀서들이 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죠. 이제 머리가 좀 컸으니까요. 결국 '만들어지는 아티스트'에서 '내가 만드는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까 전전긍긍하는 게 아니라, 좀 지질한 면이 있더라도 있는 그대로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죠."
10년 후 미래를 묻자 그는 잠시 망설였다. 가요, 광고음악, 게임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음악을 내고 싶다고 했다.
"윤종신 피디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나는 어떤 뮤지션이다'라고 규정짓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부담 없이 하라고요. 그렇게 쌓여서 잘된 것이 모여 제가 된다고요. 맞는 말이에요. 이제 좀 더 자주 음악으로 여러분을 찾아갈게요."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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