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구도 무용지물' 순식간에 상가 지하주차장 물바다로…

입력 2018-08-28 15:46   수정 2018-08-28 18:19

'배수구도 무용지물' 순식간에 상가 지하주차장 물바다로…
한 시간에 60㎜ 이상 내려…건물 관계자 "배수구 낙엽에 막히고, 배수관도 적어"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대전에 '물 폭탄'이 떨어진 28일 유성구 장대동 일대 상가건물 20여곳의 지하주차장이 일제히 빗물에 잠겼다.
한 시간에 60㎜가 넘는 비가 쏟아진 이날 오전 5시께 이 골목에도 급격히 물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골목 바닥에 있던 작은 배수구는 소용이 없었다.
빗물은 성인 무릎 높이까지 차더니, 손 쓸 새도 없이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쓸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사람 키보다 훨씬 높은 지하주차장은 곧 빗물로 가득 찼다.
차량이 내려가는 통로까지 물이 찰랑거릴 정도였다.
건물 관계자인 박모(58) 씨는 흙탕물이 가득한 지하주차장을 바라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이 배수구를 막는 바람에 배수가 전혀 안 돼 지하주차장으로 빗물이 밀려 들어왔다"며 "5∼6년 전에도 비슷한 피해를 당해 1천만원 들여 지하주차장에 따로 배수시설을 설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숨 쉬었다.
일부 건물 지하주차장에는 차량까지 침수돼 있어 본격적인 피해 조사가 시작되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 관계자들은 배수시설을 지하주차장에 연결해 빗물을 빼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골목에만 소방차 4∼5대가 출동해 배수작업을 했다.
소방당국만으로는 역부족이어서 건물 관계자들은 직접 배수 관련 업자들을 불러 펌프로 물을 빼내는 작업을 했다.
배수작업을 한 한 소방관은 "지하주차장이 워낙 넓은데 물이 가득 차 있다 보니 4시간째 물을 빼고 있다"며 "아직 빼야 할 물이 더 많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면서 건물 전체가 정전된 곳도 있었다.
지하에 있던 전기시설도 함께 침수됐기 때문이다.

정전된 건물 관계자 임모(69) 씨는 "건물에 세무사무소 등이 있는데 전기공급이 끊기다 보니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하에 침수된 변전실과 엘리베이터 시설까지 포함하면 재산 피해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한탄했다.
일부 건물 관계자들은 골목길에 배수 시설이 부족한 점과 관공서의 관리 부실을 탓하기도 했다.
백모(52) 씨는 "똑같이 비가 왔지만 한 블록 건너는 피해를 전혀 보지 않았다"며 "도로에 배수구가 워낙 적은 데다 배수관도 적어 생긴 구조적인 문제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떨어진 낙엽이 배수구를 막는다고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배수구만 제대로 뚫렸어도 이 정도 피해는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잠기고 무너지고…시간당 60㎜ 물 폭탄에 홍역 치른 대전 / 연합뉴스 (Yonhapnews)
so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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