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개정협상 타결 후 멕시코 대통령과 공개통화…"대통령직도 리얼리티쇼처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과 멕시코가 24년간 유지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을 위한 양자 협상을 타결한 27일(현지시간), 두 나라 정상 간의 '기이한' 전화 통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의 '쇼맨십' 차원에서 기자들을 백악관으로 부른 가운데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그러나 기술적 결함으로 연결이 지연되면서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백악관 집무실로 불러모은 뒤, 니에토 대통령과의 통화 장면을 지켜보도록 했다.

그러나 통화가 순탄치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의 책상'에 앉아 전화기 버튼을 눌렀을 때 전화는 불통이었다.
"엔리케?"라고 불러도 대답은 없었고,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참모를 불러 전화 연결을 지시했다. 그는 "중요한 일"이라며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을 비롯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멕시코 외교관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 외에는 카메라 셔터 소리만이 적막을 채우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헬로(여보세요)~~", "이 전화로 연결해줄래요? 여보세요?"라고 말했고, 잠시 후 참모가 다녀가고 나서 니에토 대통령과 연결이 닿았다.
AP통신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어색하게 그의 카운터파트와 통화하려 애쓰는 동안 기술적 문제로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AP는 이 장면을 "이례적인 공개 스피커폰 대화"라고 표현했고, WP는 "어색한 실시간 시퀀스"라고 불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전을 무시하고 실시간 리얼리티쇼처럼 대통령직을 수행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WP는 소개했다.
니에토 대통령이 상대방과의 통화 내용이 스피커폰으로 중계되는 사실을 알았는지는 알 수 없다.
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멕시코 측도 전적으로 동의한 것"이라며 "멕시코 정부와 조율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합의를 마무리 짓는 것은 흥미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퍼포먼스에 강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이 주어진 원고를 그대로 따라읽는 전임 대통령의 관례를 깨도록 했으며, 이러한 방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언론 보도를 즐기도록 함으로써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각료회의를 TV로 생중계하는 것을 비롯해 백악관 행사, 정치유세 등 각종 기회에 그의 쇼맨십을 발휘해왔다.
공식 행사나 정치유세에서도 지인이나 지지자들을 무대로 불러 마이크를 넘기고 군중 앞에서 발언할 기회를 주는 게 그의 습관이다.
다만 이런 즉흥 발언을 즐기는 것이 문제가 될 때도 있다.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혼동하거나 오락가락한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고 WP는 지적했다.


이날 미·멕시코 정상의 통화가 성사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대화 내용도 '이례적'이다.
니에토 대통령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국경장벽 설치 문제를 두고도 충돌, 미국 방문 계획을 두 차례나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두 정상의 대화는 사뭇 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에토 대통령을 "내 친구"라 부르며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데킬라 한잔 같이하고 싶다"며 "당신에게 애정 어린 포옹을 보낸다"고 답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당신의 포옹을 매우 멋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로이터 영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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