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소셜미디어 금지령 장본인…WP "스포츠와 정치의 교차점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란의 강경 보수 반서방 정권을 이끌었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트위터를 다시 시작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아마디네자드는 지난해 3월 대선 출마를 앞두고 트위터를 개시해 관심을 끈 바 있다.
2005∼2013년 대통령으로 재임한 그는 이란에서 트위터, 페이스북을 금지한 장본인이다.
이란 정부는 아마디네자드가 재선에 성공한 2009년 대선 뒤 부정선거 시비가 붙으면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자 인터넷이 '진원지'라고 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차단했다.
지금도 이란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직접 접속할 수 없어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 아마디네자드가 최근 들어 트위터에 그날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공분을 사고 있는 이슈에 대해 자기 의견을 올리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그가 언급하는 사안들이 빈부 격차의 폐해나 미국 달러의 횡포 등과 같은 종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WP는 아마디네자드가 "스포츠와 정치의 교차점에 특히 관심이 있어 보인다"고 촌평했다.
전날에는 프랑스테니스연맹이 최근 미국의 스타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가 지난 5월 개최된 프랑스오픈에서 입었던 '캣슈트(catsuit)'와 같은 의상을 내년 대회에서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윌리엄스의 편을 들며 끼어들고 나섰다.
캣슈트는 상·하의가 하나로 연결된 몸에 딱 붙는 의상이다.
아마디네자드는 재임 당시 여성들에게 극도로 보수적인 의상 착용을 권장했던 인물이다.


아마디네자드는 "왜 프랑스오픈은 세리나 윌리엄스에게 무례하게 구는 것인가"라면서 "유감스럽게도 내 나라를 비롯한 모든 국가에서 일부 사람들은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신을 비판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LA레이커스)를 공격한 것을 두고는 대통령직에 대한 조언도 내놨다.
아마디네자드는 "내 생각에는 모든 사람, 특히 대통령은 모두를 사랑해야 하고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나는 제임스, 마이클 조던, (NBA 선수) 마무드 라우프와 모든 운동선수를 사랑한다"고 썼다.
WP에 따르면 그는 지금까지 100건이 안되는 트윗을 썼으며, 그의 팔로워는 4만9천명 가량이다.
최근 일각에서는 이란의 하산 로하니 정부가 경제난과 미국의 제재 부활로 곤경에 처하자 아마디네자드가 포퓰리즘을 바탕으로 정치적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