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푼착[인도네시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6개 종목 중 크로스컨트리 남자 단체전을 뺀 5개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한국 패러글라이딩 대표팀 선수들은 30일 귀국하자마자 즉시 '생업'에 복귀한다.
먹고사는 일, 가계를 꾸리는 일이다.
소속팀이 있고,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하는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과 달리 패러글라이딩 선수들은 생업을 잠시 멈추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자 5명, 여자 3명으로 이뤄진 대표팀 선수 중 백진희(39·주부)만 제외하곤 패러글라이딩 강사 또는 제품을 검사하는 테스트 파일럿으로 활동한다.
동호인들에게 패러글라이딩 타는 법을 가르치고 훈련생과 동승 비행하는 텐덤 비행도 하면서 이들은 생계를 유지한다.
지난 5월 말 아시안게임 대표로 소집된 뒤 이들은 규정에 따라 대한체육회가 지급하는 일당 6만원을 받고 국가대표로 훈련해왔다.
그 기간 생업은 완전히 접었다.
성수기인 여름철을 국가대표 훈련으로 훌쩍 건너뛴 터라 귀국하자마자 생업 현장에 달려가 돈을 벌어야 한다.
동호인들의 강습료로 일당 8∼10만원을 받고, 하루에 많으면 100만원도 벌었던 이들이라 대표 훈련 기간 받은 일당 6만원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웠다.
비행을 못 하는 겨울을 제외하고 봄부터 가을까지만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터라 이들이 버는 돈도 연봉으로 치면 그리 많지도 않다.
게다가 무거운 개인 장비도 자비로 인도네시아로 옮기고, 이제 한국으로 가져간다.
이번 대회 정밀착륙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이철수(46)는 "패러글라이딩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 4년간 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해왔다"면서 "다만, 경제적인 문제가 시급했다. 생계 문제 때문에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을 출전하는데 가족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최종인 대표팀 감독은 "아시안게임은 끝났지만, 체육회가 정해준 종목별 훈련일수가 12월까지 이어진다"며 "선수들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귀국 후 체육회와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종목별 훈련일수를 채우려면 국가대표로 활동한 지금처럼 그 기간엔 일당 6만원만 받는다.
최 감독은 "체육회가 훈련일수를 줄여서 아끼는 돈을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답사 비용으로 대준다면 앞으로 4년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기류와 날씨, 지형이 메달 색깔을 결정하는 패러글라이딩에서 현지답사는 무척 중요하다.
패러글라이딩은 올해 아시안게임 데뷔전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단숨에 우리나라의 메달 박스로 떠올랐다.
대표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의 성과를 계기로 동호인도 더 늘고 대표 선수들의 지원도 확충되기를 기대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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