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독일 남서부 비스바덴 시 한복판에 세워져 있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형상 조각상이 결국 철거됐다.

문제의 조각상은 예술축제인 비스바덴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지난 27일(현지시간) 세워졌다.
하지만 오른팔을 들고 있는 높이 4m 규모의 조각상 모습이 사형 당한 이라크 옛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동상을 연상케 해 철거해야 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현지에서는 에르도안을 두고 '터키의 히틀러'라는 주장이 제기됐을 정도다.
조각상 설치 예술가들은 독재 논란을 낳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후세인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시 당국은 조각상을 세우는 것을 승인했지만 이런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비스바덴 시는 소방관들을 동원해 설치 28시간도 채 안 돼 28일 밤 이를 전격 철거했다.
예술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측과 독재자 조각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측의 대립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안전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스벤 게리히 시장은 29일 낸 성명을 통해 "예술의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 조각상은 선을 넘어섰다"며 철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달 28∼29일 베를린을 방문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가 인권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방문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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