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담당 정의용·對北담당 서훈 투톱 유력…3월 특사 때도 역할
비핵화 기로 중대국면 고려해 임종석 합류 관측도 자연스레 나와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다음 달 5일 평양을 방문하기로 남북이 합의하면서 특사단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남북은 31일 대북특사단 파견에는 일단 의견을 같이했지만, 누가 방북해서 누구를 만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누가 갈지, 규모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남북 간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사단의 규모, 특히 이를 이끌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특사단 역할과 논의 내용의 한계를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우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투톱'이 특사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5∼6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된 특사단을 이끌고 평양을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해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정 실장이 수석특사 자격이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특사 자격으로 보낸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방북했던 이들 특사단은 역사적인 4월 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성과물을 들고 귀환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한 의지 확인은 물론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와 대화가 지속하는 동안 핵·미사일 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전략도발이 없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확답까지 받아왔다.
정 실장은 미국 백악관과 핫라인을 구축하며 거의 매일같이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하다시피 하는 대미라인을 책임지고 있고, 서 원장은 오랜 경험을 토대로 공고한 북한 채널을 관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이번에도 특사단에 포함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이들 '콤비'가 1차 특사단 방북 당시 술까지 곁들이며 서로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김 위원장과 친분을 다진 만큼 이들 조합이 최상이라는 관측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같은 장관급이지만 대통령 참모진을 이끄는 임 실장이 가세한다면 1차 특사단 방북 때보다 중대국면으로 여겨지는 현 상황에서 특사단의 격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더라도 무게감이 남다를 수 있다는 게 이런 논리의 근거가 되고 있다.
특히 이번 특사단이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 확정과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 북미 관계 교착을 불러온 비핵화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하려면 정의용·서훈 투톱에 더해 임 실장이 합류해야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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