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불리기'…시진핑, 아프리카 정상 대거 불러 '선물보따리'(종합3보)

입력 2018-09-02 19:50  

中 '세불리기'…시진핑, 아프리카 정상 대거 불러 '선물보따리'(종합3보)
수단·가봉·잠비아 대통령 등과 연쇄 정상회담…美 견제 의도
왕이 "시진핑, 전체 정상회의서 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구상 제시할 것"
"아프리카 국가, '빚의 덫'에 빠질 것" 비판도 제기돼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심재훈 안승섭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北京)으로 아프리카 정상들을 대거 초청해 경제 지원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안기면서 미국 견제에 나섰다.
이는 미중 패권 다툼이 장기전에 돌입한 상황에서 서구 텃밭인 아프리카에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연계해 돈을 뿌리며 아프리카를 중국의 우군으로 포섭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오마르 알 바리스 수단 대통령, 하게 게인 고브 나미비아 대통령,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 등을 만났다.
전날에는 가봉, 모잠비크, 잠비아, 가나, 이집트, 라이베리아, 말라위, 기니, 세이셸, 코모로 등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하고 일대일로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개별 정상회담은 내달 3~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의 연장선에서 열린 것이다. 시 주석은 하루에 6~7개국의 아프리카 정상들을 만날 정도로 아프리카 포섭 작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 주석은 수단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수단의 실무 협력은 남남협력의 모델"이라고 치켜세운 뒤 일대일로를 통해 에너지, 농업 분야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산업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전날 알리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가봉이 일대일로 건설에 적극 동참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인프라 건설, 에너지 및 광업, 농업 등에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일대일로 참여 결정을 환영하면서 모잠비크의 산업화와 농업 현대화를 중국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나나 아쿠포 아도 가나 대통령에게는 일대일로 참여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환영하면서 중국과 함께 개도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자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피터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개혁 개방 견지, 독립과 자주를 외쳤다.



알파 콘데 기니 대통령과 회동에서는 "다자 무역 체계 수호와 아프리카 평화 안전 문제에서 긴밀히 소통해 양국 및 개도국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며 미국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31일에는 코트디부아르,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대통령 등과도 정상회담을 하면서 일대일로 참여를 연계로 한 대규모 경제 지원을 무기로 외교 협력 강화를 끌어내기도 했다.
시 주석은 개별 정상회담뿐 아니라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기조연설 등을 통해 대규모 아프리카 지원을 활용한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 강화, 그리고 미국을 겨냥한 '보호주의 반대'를 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는 2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주재하는 장관급 회의를 시작으로 3일 개막한다.
왕이 부장은 이날 장관급 회의에서 "이번 정상회의에 중국과 53개국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참석해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면서 "협력 상생해 더욱 밀접한 중국과 아프리카 운명공동체를 구축하자는 주제로 열린다"고 소개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아프리카는 일대일로 공동 건설과 아프리카 연맹 목표 등을 결합해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기회를 불어넣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길 바란다"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구상과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조성한 기금만 100억 달러(한화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해외 순방에 나서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세네갈,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빈 방문하고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기간 아프리카 국가들에 경제 협력이라는 대규모 선물 보따리를 안기면서 '보호주의 반대'라는 동의를 끌어냄으로써 우군 전선을 아프리카까지 확대하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무역 갈등,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이 산적한 가운데 시 주석이 아프리카 정상들을 만나는데 모든 일정을 쓰는 것을 보면 아프리카를 중국의 우군으로 끌어들여 미국에 맞서는 '개도국 지도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제공하는 차관에 의존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빚의 덫'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최초의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한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의 경우 대외부채의 77%를 중국 금융기관이 제공했다.
잠비아도 64억 달러를 중국에서 빌렸으며, 콩고공화국도 중국발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 등이 제공하는 차관보다 중국의 차관이 조건이 덜 까다롭다는 이유로 이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도 아프리카에 제공하는 차관의 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이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2013년 34억 달러로 정점에 달했던 중국의 아프리카 직접투자액은 지난해 31억 달러로 감소했다.
아프리카 전문가인 사이푸다인 아뎀은 "부채 문제는 채무국인 아프리카 국가뿐 아니라 채권국인 중국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다만, 유럽과 미국이 아프리카 투자를 확대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아프리카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resident21@yna.co.kr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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