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수놓은 대한제국 마지막 문관대례복 발견

입력 2018-09-10 06:00   수정 2018-09-10 11:33

무궁화 수놓은 대한제국 마지막 문관대례복 발견
이경미 교수, 맞춤양복협회서 확인…1906년 이후 제작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그동안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대한제국 마지막 서구식 문관대례복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근대복식사 전공자로 '제복의 탄생'(민속원 펴냄)을 쓴 이경미 국립 한경대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한국맞춤양복협회에 전시된 복식을 조사한 결과, 대한제국이 1906년 12월 칙령 개정 이후 제작한 문관대례복임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대례복(大禮服)은 국가에 중요한 의식이 있을 때 착용한 옷이다. 대한제국은 서구식 문관대례복에 대한 규정을 1900년 4월 처음 만들었다. 국제 외교 무대에 진입하기 위해 의복을 전통 복장에서 서양식으로 바꾼 것이다.
대한제국은 이후 1904∼1905년 관보를 통해 문관대례복을 일부 수정한다고 공표했고, 1906년 다시 한번 대례복 디자인을 변경했다.
대한제국 문관대례복은 1900년 양식이 한국자수박물관, 부산시립박물관, 고려대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에 있고, 1904∼1905년 양식은 연세대박물관과 광주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이 각각 1점씩 소장했다.
그러나 1906년 개정 이후 양식은 실물이 남지 않아 이완용과 송병준 사진, 도식으로만 파악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1906년 양식은 1900년 양식, 1904∼1905년 양식과 비교하면 앞쪽의 화려한 표장(標章)이 사라진 점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세 가지 양식은 뒤쪽이 제비 꼬리 같은 연미복이라는 점에서 흡사하다"며 "1906년에는 전면에 금색 표장이 생략돼 디자인이 간소화했는데, 일본에서 작위를 받은 사람의 대례복과 전반적으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서구식 문관대례복은 관리 등급에 따라 친임관(親任官), 칙임관(勅任官), 주임관(奏任官)이 입은 옷이 각기 다른데, 맞춤양복협회에 있는 옷은 칙임관 복식으로 추정된다.
이 교수는 "서구식 대례복에는 영국 참나무, 일본 오동처럼 나라를 대표하는 문양이 들어갔는데, 대한제국은 무궁화를 사용했다"며 "친임관 복식에는 좌우 어깨 견장에 무궁화로 수를 놓았고, 주임관 복식은 상의 뒤쪽에 무궁화 문양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맞춤양복협회 대례복은 견장이 없고 상의 뒤에 무궁화 무늬가 있어서 칙임관 복식일 것"이라며 "당시 대한제국은 대례복을 만들지 못해 수입했는데, 이 옷이 어느 나라에서 제작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대한제국 문관대례복에서 중요한 것은 무궁화 문장"이라며 "일제강점기가 되면 동일한 형태에 문장만 오동으로 변경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가 입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으나, 1906년 칙령 개정 이후 만든 대한제국 문관대례복 가운데 유일하다는 점에서 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유물 성격이 밝혀진 서구식 문관대례복은 사단법인 한국맞춤양복협회가 1980년대 후반 약 1천만원을 지불하고 구매했다고 알려졌다.
협회 회원인 이정근 씨는 지난해 한국방송통신대 수업에서 이경미 교수가 집필한 '한국 복식문화'를 읽은 뒤 권유진 방통대 교수를 통해 이 교수에게 조사를 요청했다.
이 교수는 "맞춤양복협회가 옷을 사들일 당시 회장인 서상국 씨 제자 이정근 씨가 옷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며 "보존처리를 한 뒤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공간에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옷은 10월 12일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에서 개막하는 '대한제국 황제복식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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