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도보여행 명소' 헬싱키

입력 2018-10-08 08:01  

[연합이매진] '도보여행 명소' 헬싱키
길 모퉁이마다 펼쳐지는 새로운 풍경

(헬싱키=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는 도보 관광지로 명성이 높다. 도시가 크지 않고 공기는 깨끗하다.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펼쳐지는 새로운 풍경은 이방인의 흥미를 한층 자극한다.



헬싱키의 랜드마크는 원로원광장과 헬싱키 대성당이다. 1640년대 광장에는 시청과 묘지가 있는 교회가 있었다고 한다. 실제 광장 아래에서는 무덤 130여 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광장은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거나 시민들이 만남의 장소로 이용한다. 핀란드 최대 축제인 '헬싱키 페스티벌'의 주요 무대도 바로 이곳이다. 광장 중앙에는 1894년 세워진 알렉산더 2세 러시아 대제의 동상이 서 있다. 침략국 지도자의 동상이 이곳에 있는 것은 알렉산더 2세가 핀란드인으로 원로원을 구성하도록 하고 자치권을 증대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광장 북쪽 계단 위에는 크림색 외관에 초록색 둥근 지붕이 덮인 헬싱키 대성당이 위용을 뽐낸다. 러시아 지배 때인 1852년 건축됐는데 당시에는 '성 니콜라스 교회'라고 불렸다. 이곳은 핀란드 루터파 교회의 총본산이다.
광장 주변으로는 코린트식 기둥이 인상적인 정부청사, 이오니아식 기둥으로 장식된 헬싱키 대학교 본관 등 18세기 이후 건축된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어 고건축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광장 남쪽에는 패션 의류 상점과 카페가 자리한다.



◇ 눈길 끄는 이색 건축물들

원로원광장 동쪽은 헬싱키의 최대 번화가다. 가방, 신발, 의류, 시계, 패션잡화 등을 파는 상점과 식당, 카페가 트램이 오가는 도로 양옆으로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거리 음악가들의 흥겨운 연주도 들려온다. 도로 끝자락에는 세계적인 핀란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알바 알토(Alvar Aalto, 1898~1976)가 1969년 설계한 6층 건물이 들어서 있다. 전면이 커다란 유리창으로 뒤덮인 건물은 세월이 꽤 흘렀어도 무척 세련돼 보인다. 건물 1~2층에는 아카데미아 서점이 입점해 있는데 2층에는 일본 영화 '카모메식당'(2007)에서 사치에가 미도리를 처음 만난 장면이 촬영된 '알토 카페'가 들어서 있다.
인근 캄피 지구에서는 독특한 건축물을 만날 수 있다. 바로 2012년 헬싱키가 디자인 수도로 선정됐을 때 지은 캄피(Kamppi) 예배당이다. 가문비나무로 만든 화분 모양 건축물로 안에 들어서면 창이 하나도 없다. 예배당 천장 둘레로 들어오는 빛이 조명 역할을 한다. 예배당에는 제단과 의자, 쿠션이 있는데 종교와 관계없이 방문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다.
캄피 예배당 옆 광장에는 동화 속 요정의 마을을 연상케 하는 건축물도 있다. 핀란드 최대의 개인박물관으로 20세기 예술품을 전시한 아모스 렉스(Amos Rex)다. 낮은 언덕 모양 구조물에 올라 동화 나라 같은 독특한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도축장에서 최고 핫플레이스로

헬싱키 시민의 여유로운 생활을 체험하고 싶다면 도심 북쪽에 있는 테우라스타모(Teurastamo·도축장)를 찾으면 된다. 실제 1933년부터 1990년대까지 도축장으로 사용됐던 건물과 부지는 지난 2012년 여가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헬싱키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붉은 벽돌 건물에는 좋은 품질의 양주를 생산하는 양조장, 파스타 공장, 로스팅 카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마당의 잔디밭이나 그물침대에 누워 일광욕을 즐길 수도 있다. 인근에는 원래 도살장 인부들이 사용하던 임대가 가능한 사우나도 있다.
이곳에서는 음식, 카메라, 장신구, 옷 등을 팔고 예술공연을 하는 야시장이 열린다. 농민시장, 도시원예, 버스킹, 푸드 트럭, 조랑말 타기, 패션쇼 등 흥미로운 이벤트도 연중 다양하게 펼쳐진다. 헬싱키 시민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감상하며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다.



◇ 활기와 여유 넘치는 바닷가

헬싱키는 항구도시다. 도심 남동쪽 마켓광장(Market Square)에 가면 실야라인(Silja Line) 같은 거대한 유람선이 정박해 있고 조그만 배들이 항구를 드나드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마켓광장에서는 매일 상인과 시민, 관광객이 뒤섞여 북적이는 시장이 열린다. 장신구, 옷, 가방 등 핀란드 색채가 가득한 상품을 사고, 포장마차 식당에 앉아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도 있다.
마켓광장 옆에는 2016년 문을 연 알라스 바다 수영장(Allas Sea Pool)이 있다. 탁 트인 바다와 항구, 마켓광장의 풍경을 감상하며 수영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방문객들은 사람이 별로 없어 한결 여유로운 풀과 데크에서 시간을 보낸다. 풀은 세 곳이 있는데 발트해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사용한다. 두 곳은 물을 27도 이상으로 데워 놀기 좋지만 한 곳은 바닷물을 정수해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얼음장처럼 차갑다. 차가운 풀은 수영장 내 사우나에서 몸을 덥힌 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핀란드 여행 정보

핀란드는 국토의 75%가 숲으로 덮여 있고 호수가 18만여 개나 있는 '숲과 호수'의 나라다. 산타클로스와 무민의 고향이자, 북유럽을 대표하는 브랜드 마리메꼬, 이딸라, 이바나 헬싱키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인구는 550여만 명이지만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남한)의 3배를 넘는다.

▲ 항공편 = 핀에어가 주 7회 직항 운항한다. 오전 10시 20분 인천에서 출발해 헬싱키에는 오후 1시 55분 도착한다. 복항편은 오후 5시 30분 출발해 아침 8시 20분에 돌아온다. 운항 시간은 약 9시간.

▲ 스톱오버 핀란드 = 핀란드관광청과 핀에어가 운영하는 환승객 프로그램이다. 스톱오버 패키지는 5시간부터 5일 일정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헬싱키 등 핀란드 주요 도시 방문, 다도해 투어, 난탈리(Naantali)의 무민월드 방문, 라플란드 투어 등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 탈린, 스웨덴 스톡홀름 등 주변 국가를 방문하는 일정도 있다. 일정에 따라 버스, 기차, 페리 등 교통과 숙박, 식음료가 패키지 비용에 포함되기도 한다. 관련 내용은 스톱오버 패키지 제휴사 웹사이트(www.finlandtours.fi/)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톱오버 패키지는 핀에어 승객이 헬싱키 경유 노선 항공권을 살 때 함께 예약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핀에어 웹사이트의 스톱오버 페이지(www.finnair.com/kr/ko/stopove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기후 = 북위 60~70도 사이에 위치해 겨울이 6개월 이상으로 매우 길고 봄과 가을이 짧다. 헬싱키의 연평균 기온은 5.6도이지만 한겨울에는 영하 30도, 한여름에는 섭씨 30도에 육박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백야, 겨울에는 극야가 나타난다. 헬싱키의 경우 겨울에 해가 오전 11시에 떠서 오후 3시에 진다. 여름 기온은 우리나라 봄·가을과 비슷하지만 일교차가 커서 가벼운 외투와 우산을 챙기도록 한다. 10월부터 겨울이 시작되므로 따뜻한 니트류와 두꺼운 외투를 준비해야 한다.

▲ 화폐·시차·전압 = 유로를 사용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전압은 230V로 한국산 전자제품을 그대로 쓸 수 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8년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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