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아내에 앞서 작가'…판화로 만나는 박래현 예술

입력 2018-09-10 18:05  

'운보 아내에 앞서 작가'…판화로 만나는 박래현 예술
신사동 청작화랑 전시서 미공개작 15점 포함 30점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그대여! / 내 못다 운 울음을 우느냐 / 겨울 뜨락은 / 그때 제일로 아픈 공허에 찬 심장에 / 내 부르는 소리만 메아리쳐 되돌아오는 / 그런 서러움으로 나날을 채우며 / 되씹어야 하는가 (중략)'
평생 반려이자 동료였던 아내를 잃은 화가 남편은 그림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애달픈 마음을 위와 같은 시로 표현했다. 한국 화단의 거목 운보 김기창(1913∼2001)과 1976년 세상을 떠난 아내 우향 박래현 이야기다.
가난과 청각장애로 고통받으면서도 예술혼을 불태우던 김기창은 1946년 동료화가 박래현과 결혼했고, 이는 그의 삶과 예술에 일대 전기가 됐다.
서로 큰 영향을 주고받던 부부는 미국 유학 중인 박래현의 발병과 죽음으로 이생에서의 인연을 다해야 했다.
항상 '운보 아내'로 호명되지만,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한 예술가이기도 한 박래현의 판화 작업을 소개하는 전시가 11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린다. 청작화랑에서는 1988년 운보-우향 부부전을 개최한 바 있다.
1969년 도미해 프렛 그래픽센터와 밥 블랙번 판화연구소에서 판화를 공부한 박래현은 동양화의 다양한 실험을 판화를 통해 전개해 나갔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 미술관 주최 마이애미 판화전 등을 통해 이러한 작업을 해외에 활발히 선보였다.
청작화랑 전시에는 총 30점이 나왔으며, 이중 '고담C'를 비롯한 15점은 미공개작이다. 동판을 긁고 파서 만든 동판화 에칭 작업들이다.
청작화랑 손성례 대표는 10일 "30년 전 운보-우향 부부전을 연 일이 엊그제 같다"라면서 "세월 흐름 속에 존경하는 내외분을 그리워하며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타계하기 전 6년간 뉴욕에서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신 작업들"이라면서 "강한 영감과 섬세한 감각, 풍부한 감성, 이지적인 정신은 천재적인 예술가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질"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문의 ☎ 02-549-3112.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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