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장엔진 열어" vs"나때부터 회복"…트럼프-오바마 신경전(종합)

입력 2018-09-11 05:43   수정 2018-09-11 11:26

"내가 성장엔진 열어" vs"나때부터 회복"…트럼프-오바마 신경전(종합)
트럼프 잇따라 공치사…오바마 "공화당, 갑자기 기적이라 말해" 견제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에 대해 잇따라 공치사에 나서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신경전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겼으면 당시 약 1%에서 쪼그라들고 있던 국내총생산(GDP)이 4.2% 대신 마이너스 4%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4.2%를 기록한 미국의 GDP 성장률을 사실상 자신의 공으로 치켜세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규제(완화)와 감세로 멋진 경제성장 엔진을 열었다"면서 "(민주당이 집권했으면) 우리의 시스템은 질식되고, 악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4.2%(2분기)의 GDP 성장률은 100년 이상 만에 처음 실업률(8월 3.9%)보다 높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다시 트윗을 통해 "경제가 매우 좋다, 아마 미 역사상 최고(바보 같았던 경제를 기억하라)"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GDP 4% 달성을 위해서는 요술 지팡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4.2% 달성으로, 나는 요술 지팡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이제 막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언급은 2016년 대선 당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신경전의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일리노이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수년간 부채질해온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나서면서 미 경제 성장세에 대해서도 뼈있는 언급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러분이 지금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를 들을 때 이 회복세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기억하자"면서 "여러분이 계속되는 '경제 기적'에 대해 들을 때, 일자리 숫자가 나올 때, 공화당은 갑자기 그것이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일자리 숫자는 (내가 집권하던) 2015~2016년에도 같았다는 것을 나는 그들에게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다코타의 연설에서 "오바마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이 놀라운 일에 대해 공을 차지하려고 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말할 필요가 있다. 그것(공을 차지해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만약 민주당의 의제가 됐다면, GDP는 4.2% 성장이 아닌 4.2% 줄어들었을 것이다. 네거티브 성장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로 추락한 미 경제를 회복세로 돌려놨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더 확장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2008~2009년 성장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경기침체 때보다 더 둔화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초기 특별한 경제 개입으로 성장세가 이례적으로 안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9개월간 미국의 일자리는 358만 개가 새로 생겨났지만,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마지막 19개월간 창출된 일자리 396만 개보다는 모자란다고 전했다.
또 2분기 GDP 성장률이 4.2%를 기록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경제는 오바마 행정부 집권 후반기보다는 더 높은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최근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때는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시기였던 2014년이라고 지적했다. 4.9%의 성장률을 기록한 2014년 3분기를 언급한 것이다.

베스트셀러 경제학 교재 '맨큐의 경제학'의 저자로 잘 알려진 그레고리 맨큐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양호한 상태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가 경제를 강하게 만든 것으로 보이지만 반면 장기적 재정 균형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미 GDP 성장률이 100년 이상 만에 실업률보다 높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주장에 대해서도 미시간대 저스틴 울퍼스 경제학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2006년 1분까지 이미 수십 차례 있었다고 반박했다.
백악관 케빈 하셋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누군가가 '0'을 하나 더 붙여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계를) 전달한 것 같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됐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100년 이상만의' 언급에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AFP통신은 "미국의 8월 '블록버스터' 고용 보고서가 나오고 11월 중간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제44대(오바마), 제45대(트럼프) 대통령이 일전을 벌였다(crossed swords)"고 평가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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