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진미 송이 '귀하신 몸'…기상 이변에 자취 감춰

입력 2018-09-13 08:00  

가을의 진미 송이 '귀하신 몸'…기상 이변에 자취 감춰
제천·보은 채취 농가들 "송이 찾기 하늘의 별 따기"

(제천·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김형우 기자 = 올여름 최악의 폭염과 집중호우 등 잇따른 기상이변으로 야생 송이가 자취를 감춰 채취 농가들이 울상이다.
충북 제천과 보은, 괴산 등 송이 주산지 채취 농가들은 "예년 같으면 이미 나오기 시작했을 송이가 올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며 "올해처럼 송이가 귀하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천시 금수산에서 야생 버섯을 채취해온 임동춘(61)씨는 최근 송이 채취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 산에 올랐다가 허탈한 마음만 안고 내려왔다.



그는 "올해는 야생 송이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올여름 폭염에 이어 집중호우로 버섯이 제대로 자라나지 못한 것 같다"고 푸념했다.
송이 주산지로 알려진 보은 속리산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속리산 주변서 버섯을 채취하는 속리산 산림부산물작목반도 지난주 보은군과 국·공유림 임대차 계약을 하고 야생버섯 채취에 나섰지만, 수확량이 거의 없다.
박경화(60) 회장은 "지난 주말부터 산에 오르고 있지만, 값나가는 송이·능이는 물론 잡버섯조차 구경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지난달 폭염과 가뭄으로 포자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작목반은 작년 100㎏ 넘는 송이를 채취했다.
송이를 비롯한 가을 버섯은 기온이 20∼25도 안팎에 습도가 높을수록 잘 자란다.
생육에 적합한 환경이 되면 땅속에 있던 포자가 발아돼 버섯 자실체(子實體·몸체)로 성장한다.
그러나 올해는 7∼8월 최악의 폭염에 봄 가뭄, 늦더위까지 기승을 부린 바람에 송이가 제대로 생장하지 못했다고 채취 농민들은 전했다.
국립산림과학원 가강현 박사는 "송이는 온도와 습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며 "충분하게 땅속에서 균사가 자란 뒤 가을철 수분 등 영양분을 받아야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맹위를 떨쳐 송이가 제대로 생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송이 생산량이 예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송이 생산량이 많지 않아 어느 해보다 '귀하신 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에서 채취한 송이를 수매하는 산림조합중앙회의 지난해 공판 시작일은 9월 4일이었으나 올해는 아직 공판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김기순 생산이용팀장은 "현장에서 송이 물량이 나오지 않아 공판 시작일이 열흘 이상 늦어졌다"며 "올해 폭염 등 잦은 기상 이변의 영향으로 송이 채취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송이 생산량은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충북대 구창덕 산림학과 교수는 "올해 지독한 폭염이 송이 생장에 어느 정도 영향은 줬겠지만, 채취량 감소를 예단하기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며 "송이가 자라는 지금부터의 기후 환경이 올해 채취량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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