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올림픽 자원봉사 위해 학사일정 변경하라" 통보 논란

입력 2018-09-18 10:46  

日 "도쿄올림픽 자원봉사 위해 학사일정 변경하라" 통보 논란
대학교수들 "대학이 올림픽 때문에 있느냐…동일본대지진때도 안그랬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사전에 모집하면서 학교측에 수업 일정 변경을 요구하자 대학 교수들이 반발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과 스포츠청은 지난 7월 26일 국공립 및 사립대와 전문대에 공문을 보내 학생들의 도쿄올림픽 자원봉사를 권유했다.
공문에는 "자원봉사는 장래 사회를 짊어질 학생이 사회에 원활하게 참가하도록 하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학측에 이를 위해 "학사일정을 변경해 도쿄올림픽 기간에 수업이나 시험을 피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공문에는 도쿄올림픽의 자원봉사 지원을 위한 학사일정 조정은 문부과학성에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도 포함됐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도쿄도는 11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되 원칙적으로 10일 이상(도쿄도 모집 자원봉사자는 5일 이상) 참가하는 것이 조건이다.
도쿄올림픽 기간(7월 24~8월 9일, 패럴림픽은 8월 25일~9월 6일)과 여름방학이 겹치는 학생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경기장 안내 등 간단한 내용은 물론 경기장 간 차량 운전, 주요 인사 접대, 약물검사 지원 등 난도가 높아 사전 연수가 필요한 것도 있다.
특히 일본 대학의 상당수가 7월 하순에서 8월 초 사이에는 수업과 시험이 있어서 올림픽 기간과 겹치게 된다.

문부과학성의 요구에 일부 대학에서는 학사일정 변경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메이지(明治)대는 통상 7월 24일 학기말시험을 치러 왔지만 2020년에는 수업과 시험 일정은 올림픽에 맞춰 앞당기기로 했다. 대신 4월말~5월초 약 1주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에 수업을 할 방침이다.
고쿠시칸(國士館)대도 2020년 7월~8월 올림픽 기간은 '특별과제연구기간'을 정해 수업과 시험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올림픽 자원봉사 활동을 할 경우 설명회나 연수회를 포함해 공무로 인한 결석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사쿠라 오사무(佐倉統)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트위터에 "대학이 올림픽 때문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원봉사의 의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하고 싶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자원봉사"라며 "학사일정 변경을 언급한 것은 너무 나간 것으로, 마치 동원하는 듯하다.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오사카(大阪)대 기쿠치 마코토(菊池誠) 교수는 트위터에 "강의 횟수를 엄격히 하고 휴강하기 어렵게 한 곳이 문부과학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해 지원과 같은 공적인 이유가 아닌데도 손바닥 뒤집는 통보에 화가 난다"며 "대학은 학비를 내는 학생을 위해 강의를 계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choina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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