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막혔던 북미협상이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으로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히는 등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평가가 긍정적이다. 이미 미국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나서는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북미협상과 뉴욕 유엔총회 계기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간 회담 추진 방침을 밝혔다. 이르면 내주에는 고위급 북미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전망도 나온다. 남북정상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대북제재 이행에 목소리를 높이며 압박의 고삐를 조이던 트럼프 행정부 행보를 감안하면 예상을 넘는 속도전이자 극적 반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육성 비핵화 메시지가 나오고, 큰 틀에서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 만들기에 남북 정상이 합의했지만,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과 내용은 지금부터 채워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북한이 조건부이긴 하지만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기 용의 방침을 밝힌 점에 주목한다. 영변 이외에 북한 내 여러 장소에 비밀 핵 의혹 시설이 존재하지만, 먼저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원자로 등 핵시설 영구 폐쇄라도 이뤄진다면 비핵화의 중요한 진전으로 볼 수 있다. 이를 달성하는데 우선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영변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종전선언 등 상응 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북미 간에 주고받을 조치의 선후가 쟁점이라면 동시행동 원칙에 따르면 된다.
북미 협상의 궤도이탈을 막기 위해 빠른 속도의 협상 진행과 조속한 결실 도출도 중요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대북특사단의 방북 시 '트럼프 첫 임기 내 비핵화'를 언급했다고 알려져 있고, 폼페이오 장관도 '2021년 1월'(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종료시점)을 비핵화 완성 시한으로 사실상 밝혔다. 하지만 북미 간에는 비핵화의 완료 시점도, 시간표도 전혀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요구해 온 핵시설·핵무기 리스트 신고 문제는 이번 평양 회담에서도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북미 양측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할 의제가 한 둘이 아니다.
20년 이상 끌었던 북한 핵문제가 현재 정도의 협상 국면까지라도 오게 된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이 시기는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중대한 기회"라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말에 공감한다. 북한도, 미국도, 우리도, 이 기회를 소중하게 살려 나가야 한다. 평양 정상회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많은 비핵화 논의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주 뉴욕에서 한미 정상 간에 집중적인 조율을 하고, 이는 다시 북미 간 협상을 진전시키는 선순환이 벌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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