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홍산문화의 인류학적 조명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전목의 중국문학사 = 첸무 지음. 예룽 정리. 유병례·윤현숙 옮김.
역사학자 첸무(錢穆·1895∼1990)가 1955년 홍콩 신아서원에서 한 중국문학사 강의를 책으로 펴냈다. 당시 강의를 들은 예룽(葉龍) 박사가 남긴 필기 노트가 저본이 됐다.
첸무는 문학의 기원을 시가로 꼽고 시경(詩經), 상서(尙書), 춘추(春秋), 논어(論語)를 시작으로 청대까지 시대별 문학 특징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설명했다.
그는 중국 문학은 전통적으로 산문을 운문보다 중시했다면서 중국 고대 산문 특징은 역사라고 평가한다.
이어 "역사는 객관적이고 말과 사건을 기록한 것이어서 문학으로 간주했다"며 "이로 인해 소설과 희곡이 발달하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저자는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는 매우 높이 평가한다. 그는 "서양 사람들은 줄곧 도덕의식을 문학에 집어넣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기는 도덕사상이 들어 있어도 문학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은 사례"라고 주장한다.
뿌리와이파리. 484쪽. 2만8천원.
▲ 셰익스피어 정치적 읽기 = 테리 이글턴 지음. 김창호 옮김.
문화 비평가인 테리 이글턴이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 희곡을 마르크스주의, 여성주의, 해체주의 관점으로 분석했다.
그는 "셰익스피어가 인간 육체를 전통적 봉건사회 질서의 상징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인간의 육체로 존재한다는 것은 문화적, 윤리적으로 인가된 어떤 방식 안에서 행동하도록 제한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셰익스피어가 여성의 성적 특징을 철저히 억제해 그의 공허한 유토피아를 후기 희극에 투사했다면서 과거나 지금이나 계급사회인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민음사. 232쪽. 1만5천원.
▲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 = 전국역사지도사모임 지음.
전국 박물관과 유적을 답사하는 역사지도사들이 구한말 한성 풍경에 관해 쓴 글을 모았다.
전기와 전차가 들어온 과정, 제중원과 근대 의학, 육의전 몰락과 백화점 탄생 등 10가지 주제를 다뤘다.
조선시대에 군수물자를 제조한 군기시 터, 갑신정변을 이끈 김옥균 집터, 3·1 독립선언 유적지 표석 사진과 주소를 실었다.
유씨북스. 256쪽. 1만3천800원.

▲ 홍산문화의 인류학적 조명 = 이찬구 지음.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인 저자가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朝陽)에 있는 뉴허량(牛河梁) 유적 출토 유물을 바탕으로 단군신화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환웅은 새 토템족이자 조이족(鳥夷族)으로, 새는 수리부엉이"라며 "새 소조상과 곰 소조장이 출토된 뉴허량 유적은 환웅과 웅녀가 만난 곳"이라고 주장한다.
개벽사. 368쪽. 2만5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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