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리 지낸 정치인, 스페인 제2도시 시장 출마할 듯

입력 2018-09-23 05:55  

프랑스 총리 지낸 정치인, 스페인 제2도시 시장 출마할 듯
마뉘엘 발스 前 총리, 고향 바르셀로나 시장 출마 굳혀
佛 대선 경선 패배 후 총선 겨우 승리…여당으로 옮겼다가 모국서 또 시장 도전
프랑스·스페인 양국서 '철새' 비판 비등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마뉘엘 발스(56) 전 총리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장에 출마할 뜻을 거의 굳혔다.
서구에서 한 나라의 정상급 관직에 있던 정치인이 다른 나라의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양국에서는 '국제적 철새'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마뉘엘 발스 전 프랑스 총리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의 발걸음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서는 그 밑에 '바르셀로나…'라고 짤막하게 적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그동안 파리에서 바르셀로나를 오가며 지식인들과 정치인, 사업가들을 만나온 발스가 내년 바르셀로나 시장 선거에 나설 뜻을 거의 굳힌 것 같다고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발스는 스페인의 공개석상에서 대중연설을 여러 차례 하고 바르셀로나 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는 이미 바르셀로나에 내년 선거전을 위한 홍보팀까지 따로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발스 측은 오는 25일 바르셀로나에서 내년 5월 지방선거와 관련해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출마 선포식이 되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발스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재임 시 내무장관과 총리를 지낸 프랑스 사회당(PS) 출신 정치인이다. 작년 대선에서 사회당 경선에 나서 유력후보로 꼽혔으나 당내 좌파인 브누아 아몽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어 도전한 작년 총선에서는 사회당을 버리고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에 공천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겨우 당선된 그는 LREM으로부터 정식 당원이 아닌 원내 교섭단체 회원 신분을 겨우 얻었다.
발스는 프랑스 국적자지만, 고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프랑스에 이민 온 발스는 스무 살이던 1982년 프랑스로 귀화하고 스페인 국적을 포기했다.
스페인 국적이 없어도 발스는 바르셀로나에 거주하기만 하면 시장에 출마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의 근간인 마스트리히트조약에 따르면 EU 회원국 국민은 다른 나라에 거주하기만 해도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 각국은 이 조항을 자국 사정에 맞게 적용하면 된다.


프랑스는 자국인에게만 피선거권을 주지만, 스페인은 EU 회원국 국민에게 피선거권을 개방해 놓았다.
현직 프랑스 하원의원인 발스는 바르셀로나 시장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이미 프랑스 국회에 얼굴을 내밀지 않은 지 오래됐다.
프랑스에서는 총리까지 지낸 정치인이 정권이 바뀌고 나서 주목을 받지 못하자 모국으로 돌아가 자치단체장 자리를 노린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바르셀로나 정가에서도 현지 사정도 제대로 모르는 발스가 프랑스에서 총리까지 지내 놓고 왜 돌아오느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발스는 중도 시민당(시우다다노스)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아 카탈루냐사회당(PSC)과 대립각을 세워 바르셀로나 시장직을 가져온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중심도시이자 스페인 제2 도시로, 카탈루냐와 스페인 간 분리독립 갈등의 최전선이다. 현재는 스페인 잔류파인 급진좌파 성향의 아다 콜라우 시장이 이끌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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