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정 55년만에 보물 2000호 나온다

입력 2018-09-26 06:45  

문화재 지정 55년만에 보물 2000호 나온다
1963년부터 1997호까지 지정…시기별 특징 달라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유형문화재 가운데 중요한 가치를 지닌 유물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보물'이 내달이면 2000호 시대를 맞는다.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이듬해 보물 제1호부터 제386호까지 일괄 지정한 뒤 지금까지 보물이 된 문화재는 모두 2천132건.
지난 8월 21일 인천광역시립박물관 송암미술관 소장 '평양성도 병풍'이 보물 제1997호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3건만 추가되면 제2000호 보물이 탄생한다.
보물 지정을 기다리는 문화재는 여러 건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7월 김홍도가 순조의 천연두 완쾌를 기념해 1801년에 그린 8폭 병풍 그림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를 비롯해 진도 쌍계사와 대구 동화사에 있는 조선시대 목조불상, 성불사가 보관한 자치통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지난달에는 제주목사 이익태가 쓴 지영록(知瀛錄)과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서울 칠보사 목조석가여래좌상,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를 지정 예고한 바 있다.



◇ 보물 지정 기준과 절차는
문화재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역사적·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가 큰 건조물(建造物) 혹은 전적·서적·회화·조각·공예품·고고자료·무구(武具) 가운데 특이성이 있거나 제작 기법이 우수한 유물이 보물 지정 대상이다.
이러한 문화재를 해당 분야 문화재위원이나 문화재전문위원 3명 이상이 조사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장이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대개는 광역지자체가 보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문화재에 대해 보물 지정을 신청한다.
보물로 지정돼도 사유재산이라면 거래가 가능하다. 다만 해외 전시 같은 문화교류를 제외하면 외국으로 반출하지 못한다.
국보는 보물 중에서도 제작 연대가 오래되고, 유례가 적으며, 저명한 인물과 관련이 있는 것이 지정된다.
보물 제1호는 널리 알려진 대로 '서울 흥인지문'이며, 제2호는 '옛 보신각 동종', 제3호는 '서울 원각사지 대원각사비'다.



◇ 보물 지정번호보다 건수가 많은 까닭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건수는 지정번호보다 135건 많다. 그 이유는 비슷한 유물을 묶어 가지번호로 지정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경기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활동한 조선 후기 승려인 사인비구가 제작한 동종 8건은 보물 제11-1호부터 제11-8호까지 가지번호가 부여됐다.
또 안중근(1879∼1910)이 쓴 글씨 26점은 제569-1∼26호, 여러 기관이 소유한 조선시대 서적 '월인석보'(月印釋譜)는 제745-1∼11호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이순신 관련 고문서 16건은 제1564-1∼16호, 조선왕조의궤 12건은 제1901-1∼12호다.
그런데 보물 지정번호 중에는 중간중간 빠진 것도 있다. 보물로 지정됐다가 국보로 승격하거나 가치를 재평가해 보물에서 탈락한 경우다.
보물 제218호 논산 은진면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과 보물 제1294호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올해 국보가 되면서 해당 번호가 사라졌다.
이와는 반대로 보물 제5호는 안양 중초사지 삼층석탑이었으나, 1997년 석탑이 시도유형문화재가 되면서 이 번호는 비게 됐다.



◇ 시기별 보물 지정 추세는
2016년 한국문화재정책연구원이 문화재청에 제출한 '문화재 지정·분류체계 개선 기초연구' 보고서와 프라임전략연구원이 작성한 '동산문화재 국보·보물 지정기준 및 일괄공모제 실행계획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대 499건이 보물로 지정된 이후 1970년대 167건이 새롭게 보물이 됐고, 1980년대부터는 10년간 각각 300건 내외가 보물로 추가됐다.
보물은 크게 건조물과 동산문화재로 나뉘는데, 동산문화재가 건조물보다 훨씬 많다.
동산문화재 중 보물로 지정된 사례는 전적이 가장 많다. 공예품은 1960∼1970년대 지정된 유물이 상대적으로 많고, 과학기술 문화재는 1980년대와 2000년대에 보물 지정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회화는 2000년대까지 지정 건수가 꾸준히 증가했고, 서적은 1970년대와 2010년대에 대거 보물로 편입됐다.
건조물은 종교신앙과 관련된 유물이 압도적으로 많다. 1960년대에 263건이 지정됐고, 1970년대부터는 10년간 각각 30∼54건이 보물이 됐다.
보고서는 "1970년 개인 소장 문화재 등록을 시행하면서 건조물과 달리 동산문화재는 보물 지정의 증가 추세가 지속했다"며 "1980년대 중반에는 과학기술 문화재, 1991년에는 조선백자가 다량으로 보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산문화재는 매장문화재 발굴, 해양유물 인양, 기록유산의 가치 해석으로 인해 보물 지정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건조물은 대상이 한정됐고 추가 발견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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