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워싱턴이었더라도 민주당은 반대했을 것"…캐버노 총력 '엄호'
시진핑에 "더는 친구 아닐지도"…'성관계 주장' 여배우 변호사엔 "사기꾼"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거침없고 공격적인 기자회견', '보기드문 나홀로(Solo) 회견.'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은 역대 미국 대통령에게서는 볼수 없었던 파격적인 언행으로 또 한 번 화제를 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무려 1시간 20분의 '말잔치'를 벌였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의혹을 받고 있는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를 "내가 만난 가장 양질의 사람의 하나"라며 적극 엄호했다.
성폭행을 주장한 여성들에 대해서는 "내가 그들의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거짓말쟁이인지 아닌지 얘기할 수 없다. 그들이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여지를 두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나도 거짓된 의혹에 많이 당했다"면서 이들 여성이 '거짓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캐버노 지명자 인준에 반대하는 민주당으로 화살을 돌린 그는 "만약 조지 워싱턴이 여기 있었더라도 민주당은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은 쿠르드족에 대해 "위대한 국민이고 전사들"이라고 치켜세우며 "그들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한 쿠르드계 기자의 질문을 받으면서 "미스터 쿠르드(Mr.Kurd), 질문하십시오"라고 했다.
라힘 라시디라는 이름의 이 기자는 "그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며 개의치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어법은 이날 종일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달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느 때처럼 뉴욕타임스(NYT)에 대해서는 '망해가는' 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NYT 기자가 오히려 사세가 번창하고 있다며 반박하자 "매우 잘하고 있다. '트럼프, 감사하다'고 말해보라"고 맞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NYT 1면에 실리는 기사 가운데 3∼4개는 자신에 대한 것인데, 모두 부정적이라면서도 "그래도 나는 그 신문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타임스, 그들도 나를 지지할 것이다. ABC, NBC, CBS도 모두 나를 지지할 것으로 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을 닫을 테니"라고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반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에 대한 질문을 던진 보수 성향 폭스뉴스 기자에게는 "아주 잘 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폭스가 좋다. 정말 그렇다"고 여과 없이 애정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중국의 선거개입 의혹까지 제기하며 "더는 내 친구가 아닐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를 변호했던 마이클 아베나티 변호사에 대해서는 "사기꾼"이라고 지칭하며 "평판도 나쁘다. 그의 과거를 한번 들여다봐라"고 몰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자찬 연설'로 전날 각국 정상이 참석한 유엔총회장이 '웃음바다'가 됐던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들을 나를 비웃은 게 아니다. 사람들이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함께 웃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이 비웃음을 당했다고 보도한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비판하면서 "(세계 리더들은) 내가 이룬 것을 존경한다"고 또다시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quinte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