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의 마지막 투구, 손 하트 그리며 '아듀 잠실구장'

입력 2018-09-28 18:59  

봉중근의 마지막 투구, 손 하트 그리며 '아듀 잠실구장'
2009년 WBC에서 이치로 잡았던 견제 동작도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2017년 6월 어깨 수술 이후 처음으로 찾은 서울 잠실구장 마운드.
봉중근(38·LG 트윈스)은 그곳에서 작별의 투구를 했다.
봉중근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은퇴 행사의 하나로 경기 전 시구자로 나섰다.
지난해 여름 어깨 수술을 받은 봉중근은 올해 복귀를 노렸으나 재활 도중 어깨 통증이 재발해 은퇴를 선택했다.
그의 공은 김정민 코치가 받았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고 2007년 국내 무대로 복귀한 봉중근은 그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5.32로 고전했다.
봉중근의 한국 무대 적응을 도와준 은인이 바로 김 코치다.
봉중근은 "김정민 코치님이 2007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공을 받아주시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한국 야구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코치의 도움으로 새롭게 태어난 봉중근은 2008년부터 LG에서 에이스로 거듭났다.
2008년부터 3년 연속 10승과 170이닝을 돌파했다. 2011년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2012년부터 마무리로 변신해 3년 연속 25세이브 이상을 달성했다.
그런 특별한 인연이 있는 김 코치에게 선수 인생 마지막 공을 던진다는 생각에 봉중근은 콧날이 시큰한 듯 연신 코를 매만졌다.
꾹 다문 입 매무새에 울음을 참으려는 안간힘이 엿보였다.



LG 선수단은 운치를 더했다. 내야수 김용의가 1루 주자로 누상에 나가 스킵 동작을 벌였다.
봉중근이 한 발을 뒤로 빼며 견제 모션을 취하자 김용의는 슬라이딩 태클로 1루에 귀루했다.
봉중근이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견제 동작만으로 농락했던 장면을 오마주한 것이다.
당시 봉중근은 일본전 호투로 '봉의사'라는 애칭을 얻었다. '봉의사'는 봉중근이 가장 좋아하는 별명이다.
봉중근은 시구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남은 나날을 위해 힘을 아끼려는 듯 말이다.
봉중근은 시구를 마친 뒤 김 코치와 함께 뒤돌아서서 잠실구장을 향해 손 하트를 그리며 작별인사를 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봉중근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이에 앞서 LG의 류중일 감독과 주장 박용택, KIA의 김기태 감독과 주장 김주찬이 봉중근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봉중근은 모자를 벗은 뒤 양쪽 더그아웃에 인사한 뒤 도열한 LG 선수단 한 명 한 명과 악수 및 포옹을 나눴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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