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속 목숨 바쳐 임무 마친 인니 공항관제사

입력 2018-09-30 15:12  

강진 속 목숨 바쳐 임무 마친 인니 공항관제사
흔들리는 관제탑에 남아 여객기 이륙 지원…4층서 뛰어내린 뒤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공항 관제탑에서 끝까지 홀로 남아 비행기 이륙을 돕다가 목숨을 잃은 한 관제사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스 구나완 아궁이라는 21세의 항공교통관제사는 지난 28일 오후 규모 7.5의 강진이 덮쳤을 때 팔루 시의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 관제탑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워낙 큰 지진이 발생한 탓에 활주로에는 400∼500m 길이의 균열이 생겼다. 관제탑도 심하게 흔들리며 건물 일부가 파손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함께 근무하던 동료는 혼비백산하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아궁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운 바틱 항공 소속 여객기가 관제탑의 지시를 기다리며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흔들리는 관제탑에 혼자 남아 여객기가 완전히 이륙할 때까지 조종사 등을 가이드해줬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여객기가 이륙하자 관제탑은 더욱 심하게 흔들렸다.
아궁은 이대로 관제탑이 무너지면 잔햇더미에 깔릴 수 있다고 판단, 건물 4층의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는 다리가 부러졌고 장기가 손상되는 등 크게 다쳤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이 심각한 상황이라 병원 측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아궁을 더 큰 의료시설로 옮기기로 했다.
그러나 아궁은 헬리콥터가 도착하기 전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는 22세 생일을 한 달 앞둔 상태였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관제기구 에어나브(AirNAV)는 아궁의 희생을 기리며 그의 직급을 두 단계 올려주기로 했다.
에어나브의 대변인인 요하네스 시라잇은 "아궁은 자신의 결정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며 "하지만 그는 다른 수백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고 말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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