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큰손' 일리노이 주지사 후보, 억대 세금사기 의혹

입력 2018-10-03 08:31  

美민주당 '큰손' 일리노이 주지사 후보, 억대 세금사기 의혹
오바마·힐러리가 지지한 프리츠커, 주택 화장실 5개 뜯어내고 재산세 33만불 환급받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억만장자 투자사업가 J.B.프리츠커(53)가 재산세 환급을 노리고 정부를 상대로 '계획적 사기'를 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감사관실 내부 자료를 인용, 프리츠커가 시카고 미시간호수 인근 역사지구 골드코스트에 보유한 주택의 화장실 5개를 일부러 훼손하는 등의 수법으로 주택 가치를 떨어뜨려 33만 달러(약 4억 원) 이상의 재산세 환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츠커는 지난 2015년 실내면적 590㎡ 규모의 이 주택에 대해 "2012년 이후 화장실과 부엌 등이 제 기능을 못해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하면서 재산세 감면 항소를 제기했다.
조세사정관실은 실사와 측근 진술을 거쳐 주택 감정가를 630만 달러(약 70억 원)에서 110만 달러(약 12억 원)로 조정했고, 이를 통해 프리츠커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납부한 재산세 가운데 총 33만1천400만 달러 이상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감사관실은 프리츠커 부인 M.K.프리츠커가 2015년 감정가 재산정을 위한 실사를 열흘 앞두고 업자를 시켜 욕실 5개의 변기를 뜯어내는 등 집을 주거 불가능 상태로 만든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관실은 카운티 조세사정관과 프리츠커 관계에 의혹이 제기돼 내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패트릭 블랜차드 감사관은 내부 기밀 보고서에서 "억만장자 프리츠커가 부당하게 취득한 돈을 카운티가 환수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츠커는 호텔체인 '하얏트'를 비롯 60여 개의 사업체와 부동산을 소유한 유대계 부호 가문의 공동 유산 상속인으로, 민주당의 오랜 거물급 후원자이기도 하다.
누나 페니 프리츠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 '돈줄'로 통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2기 상무장관을 지냈다.
오바마는 지난 8월 프리츠커 캠페인 동영상 출연과 함께 민주당 선거운동 지원 포문을 연 바 있다.
오바마는 "나는 프리츠커를 잘 안다. 그를 신뢰한다"며 "일리노이 차기 주지사로 프리츠커를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프리츠커 지원을 위해 지난 1일 시카고를 방문, 10대 유권자·민주당 정치인들과 소규모 좌담회를 가졌다. 클린턴은 지난 4월 프리츠커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을 때도 시카고를 찾아 "차기 주지사"로 칭하며 축하했다.
프리츠커는 2008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캠페인 부위원장을 맡았고, 2016 대선에서도 힐러리 캠페인 모금책으로 활약했다. 프리츠커가 힐러리 재단에 기부한 돈만 1천700만 달러(약 200억 원)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프리츠커가 본인 선거에 투입한 돈은 지금까지 총 1억4천800만 달러(약 1천700억 원)로, 휴렛패커드(HP)와 이베이(ebay)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멕 휘트먼이 2010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쓴 1억4천만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고 전했다.
당시 선거에서 제리 브라운 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휘트먼은 총 2억8천만 달러를 선거전에 퍼부으며 주지사 선거 사상 '최대 돈 잔치' 기록을 세웠다.
투자사업가 출신 브루스 라우너 현 일리노이 주지사와 프리츠커의 선거자금 총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2억5천470만 달러. 전문가들은 만성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가 '최대 돈 잔치' 기록을 깰 지 주목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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