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욱일기 고집에 대응책 부심…日함정 불참 가능성도 배제못해

입력 2018-10-05 10:57   수정 2018-10-05 15:54

軍, 욱일기 고집에 대응책 부심…日함정 불참 가능성도 배제못해
한일 외교마찰 비화할수도…관계 악화 막기위한 타협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해군이 고민에 빠졌다. 이달 10~14일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때 일본이 욱일기(旭日旗) 게양을 고집하고 있어서다.
해군은 욱일기가 일본 군국주의와 침략의 상징으로서 국제관함식 행사에 쓰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했으나, 일본은 욱일기가 자위대기로서 문제 될 게 없다면서 맞서고 있다.
이는 욱일기를 둘러싼 인식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당한 우리 국민은 강한 거부감을 보여국민감정의 문제로까지 번지는 있고 한일 외교마찰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행사를 앞두고 해군은 참여 14개국에 공문을 발송해 관함식 하이라이트인 11일 해상사열 때 "자국기와 태극기만을 게양해달라"는 간접 화법으로 일본 욱일기 게양 배제를 요구했으며, 외교부도 우리 국민감정을 감안하라는 취지를 일본에 전달했다.
나아가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은 욱일기가 한국인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일본 측에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은 우익 언론매체들을 통해 강하게 반발해온 데 이어 이번에는 자위대 최고위급 관리가 '극단적인' 표현을 써서 거부감을 표시해 눈길을 끈다.
자위대의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관에게 있어서 자위함기(욱일기)는 자랑이다. 내리고 (관함식에) 갈 일은 절대 없다"며 "자위함기는 법률상, 규칙상 게양하게 돼 있다"고 밝힌 것이다.




가와노 통합막료장의 이 발언은 분명한 거부 의사 표명으로 받아들여진다.
관함식 해상사열 때 자국기와 태극기를 달아달라는 우리 해군의 공식 요청에도 공식적으로 답신하지 않다가 자위대 최고위급의 입을 통해 맞불을 놓고 나선 형국이다.
이에 따라 해군을 포함해 정부는 우리가 국제관함식 주최국인 만큼 최대한 일본 측을 설득한다는 입장이며, 그 이외의 다른 방안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 측이 끝까지 불응하면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참여를 불허하는 방안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는 식민지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거부감을 느끼는 일본의 전범기를 허용할 수 없다는 국민감정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일본 우익이 혐한(嫌韓) 시위 때마다 욱일기를 치켜들고 있는 점도 이번 제주 관함식 행사에 욱일기를 허용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욱일기 게양을 강력하게 고수하는 이유가 자국 내 우경화에 편승한 '전쟁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추진 정책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를 부대기로 사용하면서 국제 행사에 두루 참여해왔다는 점에서 외교적인 파장이 작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일 양국이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일본함정이 해상사열 때만 욱일기를 게양하지 않는 방향으로 타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일본 측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 민족끼리 등은 이날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은 비굴하게 일본 반동들에게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 아니라 민심의 강력한 요구대로 단호히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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