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하늘길] ③ "항공시장 공멸" vs "시장 진입 넉넉" (끝)

입력 2018-10-09 08:08   수정 2018-10-09 08:40

[뜨거운 하늘길] ③ "항공시장 공멸" vs "시장 진입 넉넉" (끝)
기존 사업자 "시장은 이미 과당경쟁…조종사 등 항공인력도 부족"
신규 사업자 "항공수요 성장세…시장경쟁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
소극적이던 국토부 "이달 신규 면허신청 받을 예정"…논쟁 가열

(전국종합=연합뉴스) "항공시장 공멸한다.", "아니다. 시장 진입 환경 넉넉하다."
기존 시장에 진입한 저비용항공사(LCC)와 일부 전문가들은 저가 출혈 경쟁, 항공인력과 공항 인프라 포화를 들어 새로운 운송사업자 진입 규제를 주장한다.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LCC 사업자와 이를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소비자 편익, 충분한 수요, 독점적 시장구조 해체 등을 이유로 진입 규제에 반론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을 받고 있다.
내달부터는 면허 심사에 착수해 내년 1분기 중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시장에 신규사업자 진출 여부를 두고 논쟁이 불붙었다.



◇ "내륙 노선 현재도 적자"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 등 2개사의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을 반려했다.
국적 항공사 간 과당경쟁과 재무안전성 부족 우려, 충분한 수요 확보의 불확실성, 사업실패에 따른 소비자 편익 저해 등이 우려돼서다.
지역을 기반으로 탄생해 순항 중인 에어부산은 "한국은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 인구대비 LCC가 많은 나라로 꼽히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인구가 1억3천만 명으로 한국의 2배 이상임에도 LCC 사업자 수는 6개로 동일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도 "유가 상승으로 경영이 어려운 국면에서 국내 항공사끼리 벌이는 과당경쟁이 경영부실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들이 그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항공사는 영업이익에 대해서도 현재 운영 중인 항공사가 제주 노선을 제외한 내륙 노선은 적자이며 국제선도 수익이 나는 취항지가 한정적이라고 말한다.
항공인력도 조종사와 정비사의 경우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신규 항공사 설립으로 인해 기존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 필수 인력 유출 등으로 결국 국내 항공사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결국 직원의 급여 인상, 시설투자 등을 더디게 해 더 많은 항공인력이 해외로 유출되게 되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을 일컫는 슬롯(SLOT) 등 항공 인프라 여건도 포화여서 추가 사업자를 허가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소장은 "국내 항공시장이 제주기점에 편중된 상황에서 제주국제공항 슬롯이 한계허용인 36회(시간당 36편)에 다다르는 일이 현재도 발생하고 있다"며 "항공사업자가 더 추가될 만큼 슬롯의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 "진입 규제 완화해야…수요 충분"
이에 대해 신규사업자 시장진입을 찬성하는 전문가 등은 항공운송산업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세계 항공시장 장기적 성장세가 나라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배 수준에서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산업 초기 항공시장 보호·육성 정책이 서서히 개방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신규사업자 시장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시장경쟁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현행 신규면허요건을 강화하는 바람에 노선별로 형성돼 있는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보호하는 역기능을 낳고 있고 중장거리 노선을 특정 업체가 잠식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도 "국내 항공여객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항공수요를 감당하려면 다양한 항공사업자가 자유롭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적항공사들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평균 영업 이익률이 높은 점을 볼 때 현재 항공시장이 과당경쟁이란 규정도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최근 국적항공사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을 봤을 때 신규사업자 출범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신생 사업자들은 현재 항공교통 수요 외에도 소형 항공기 운항 등 차별적인 형태로 운영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종사와 정비사 등 항공인력 부족 현상에 대해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은 기존 업체들의 항공기 증편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신규 업체의 문제로 덮으려고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인재 양성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 항공운송사업 로드맵 제시…찬반논쟁 가열 전망
찬반 논란 속에 국토교통부는 8일 '항공운송사업 신규면허 심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기존에 없던 한국교통연구원 사업 타당성 검토가 면허심사과정에 추가되는 등 신규면허 발급 절차를 다소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면허 기준 개정을 완료하는 즉시 이달 중 신규면허 신청을 받을 예정이고, 다음 달부터 면허 심사에 착수해 내년 1분기까지는 심사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신규면허 발급과 관련한 로드맵을 내밀었다.



항공업계 측은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내용을 훑어보면 신규면허 발급과 심사에 소극적이었던 정부가 '건실한 기업의 항공시장 진입'을 조건으로 항공시장 추가진입 허용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여하튼 이날 국토교통부 발표로 신규면허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지역마다 준비 중인 지역 기반 항공사를 비롯해 항공사 면허 신청이 줄을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좁은 하늘길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전창해, 임보연, 차근호, 고성식 기자)
ko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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