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탁신 전 총리 가문의 수난…동생 이어 아들까지 기소돼

입력 2018-10-11 11:26  

태국 탁신 전 총리 가문의 수난…동생 이어 아들까지 기소돼
불법대출 개입 '돈세탁 공모' 혐의…"총선 앞둔 군부의 정치 보복" 주장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해외도피 중 실형을 선고받은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아들이 돈세탁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1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부패 및 비위 사건을 다루는 태국 중앙 형사법원은 전날 탁신 전 총리의 아들인 판통태 친나왓(39)을 돈세탁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탁신의 유일한 아들인 판통태는 부친이 총리로 있던 지난 2004년 국영 크룽타이은행의 부실 대출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판통태는 당시 99억 바트(약 3천420억 원)의 부실 대출을 받은 부동산개발 기업에서 1천만 바트(약 3억4천만 원) 짜리 수표를 받은 혐의를 받았다.
태국 법무부 산하 특별조사국(DSI)은 지난해 10월 판통태를 소환 조사하고 기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찰 출신의 탁신 전 총리는 1980년대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해 막대한 부를 일군 뒤 정치에 입문, 서민을 위한 경제 및 복지 정책으로 농촌의 저소득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덕분에 탁신계 정당은 2000년대 이후 태국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그는 수도 방콕을 비롯해 도시의 부유층과 왕당파들로부터 견제를 받았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은 2년 뒤인 2008년 실형이 예상되는 권력남용 관련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법원은 궐석재판을 열어 그에게 2년 형을 선고했다.
해외로 도피한 탁신은 지난 2015년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인리더십회의에 참가해 2014년 태국을 강타했던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왕실 추밀원이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탁신은 또 디지털 복권 발행 관련 비리, 이동통신업체 관련 사업 수수료 불법 세금 전환, 공개대상 재산 누락, 부인 명의의 국유지 헐값 매입 등 혐의도 받아왔다.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 전 총리도 2014년 쿠데타로 축출된 뒤 재임 시절 농민의 소득보전을 위한 쌀 고가 수매 및 판매과정의 부패를 방치한 혐의(직무유기)로 재판을 받다가 해외로 도피했으며, 궐석재판에서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탁신과 잉락은 물론 이번에 기소된 판통태도 일련의 처벌이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판통태는 검찰 조사 직전 페이스북에 "형사사건으로 아버지를 옭아매 다가오는 선거에서 소란을 피우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이것이 검찰 기소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라고 말했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정권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군부의 정치참여를 제도화한 개헌을 성사시켰고, 내년 2월 총선을 치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군부 최고지도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총선 이후 정치에 계속 몸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현지 장관 등은 공개적으로 쁘라윳 총리 지지를 선언하면서 정당을 만들고 기존의 다른 정당 인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 도피중인 탁신 전 총리는 최근 SNS를 통해 군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원격 정치'에 시동을 걸었다.
반면 군부는 탁신계열의 푸어타이당 인사들이 최근 홍콩 등지에서 도피중인 탁신 전 총리와 접촉한 것을 문제 삼아, 탁신의 정당활동 개입이 확인될 경우 정당해산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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