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내 성적 괴롭힘 만연…"의원들 신처럼 군림"(종합)

입력 2018-10-17 01:30  

영국 하원 내 성적 괴롭힘 만연…"의원들 신처럼 군림"(종합)
사임 요구받은 버코 하원의장 "외부 독립된 조직서 조사하자" 제안
BBC "버코 의장, 친구들에 내년 여름 물러날 것이라고 말해"

(서울·런던=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하원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들이 '신(神)처럼 군림하는' 의원들로부터 상시로 성적, 언어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한 외부보고서가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하원 내 성적 괴롭힘 실태를 조사한 로라 콕스 전 대법원 판사는 "자신들은 전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신과 같은 의원들이 있는 일자리에서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콕스 전 판사는 하원에서 일한 전·현직 직원 약 200명을 면담한 결과 이들이 거의 일상적으로 욕설과 업신여김을 당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포식자처럼' 행동했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여직원들의 어깨나 무릎에 오랫동안 불편하게 손을 올려놓거나, 키스하려 하거나 껴안으려는 등 잦은 부적절한 접촉을 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여성 직원들은 또 그들이 요구받은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성차별적인 비속어로 모욕을 당했으며 남성의원들은 그들이 집단으로 있을 때 유독 성적인 농담이나 제스처 등 천박한 행동을 보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여성들은 반복적으로 자신들의 성생활이나 사생활에 대해 거칠고 굴욕적인 질문을 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콕스 전 판사는 괴롭힘을 가한 '해당 개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하원의 현직 고위 행정처'를 거론하면서 존 버코 하원의장과 데이비드 내츨러 사무총장을 직접 거명했다.
콕스 전 판사는 따라서 현 하원 지도부가 사태를 시정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나타내면서, 버코 의장 등 과거 괴롭힘 주장들을 조사하기 위해 새로운 소청절차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버코 의장은 개인비서였던 케이크 엠스를 괴롭힌 혐의로 제소당했으며, 엠스는 버코 의장으로부터 받은 괴롭힘으로 인해 현재 심각한 후유장해를 겪고 있다.
또 엠스의 전임자도 버코 의장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으며 이 때문에 조기 퇴직했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하원 최고위 행정직으로 구성된 하원집행이사회는 보고서 공개에 앞서 '과거의 잘못'에 사과를 표명하고 "콕스 보고서로부터 교훈을 얻어 변화를 이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콕스 보고서가 공개된 후 케빈 배런 하원 윤리위원장은 의원들의 성적 괴롭힘 의혹이 '용인되고 은폐돼온' 책임을 물어 버코 의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전 보수당 의원 출신인 버코 의장은 그러나 자신이 두 명의 개인비서를 부당하게 괴롭혔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의회 외부의 독립적 조직이 이번 보고서에서 제기된 의혹을 조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영 BBC는 버코 의장이 당장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달리 내년 여름에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의장직에 오를 당시 그는 2018년 6월에 물러나고 싶다고 밝혔지만 다시 내년 3월 예정된 브렉시트 마무리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조금 더 머물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하원의장실 대변인은 의장이 공식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없으며, 그의 미래와 관련해 얘기할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의회에 이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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