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 물면 밀려오는 바다향…통영 굴 초매식 갖고 본격 출하

입력 2018-10-18 14:38   수정 2018-10-18 14:50

한입 물면 밀려오는 바다향…통영 굴 초매식 갖고 본격 출하
굴 품질 여전히 최상, 태풍·폭염 탓에 생산량 떨어져 어민들 근심
매년 1만t∼1만3천t 생산, 냉동 굴 3천t∼7천t, 생굴 200t∼700t 수출



(통영=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로마 황제들이 즐겨 먹은 어패류이자 카사노바, 클레오파트라, 발자크 등의 사랑을 받은 자연 강장제.
각종 영양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이 제철을 맞아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전국 생산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통영 굴은 '꿀맛' 같은 '굴맛'으로 맛과 품질이 뛰어난 굴의 대명사가 됐다.
18일 초매식을 앞두고 경남 통영시 한 굴 박신장에서 생굴 출하 작업을 하는 작업자들 손길이 분주했다.
모두 통영항에서 30분 거리에 떨어진 굴 채취어장에서 들여온 굴이다.
매서운 겨울을 앞두고 한적한 바다와 달리 제철을 맞이한 굴을 유통하는 손길은 멈출 새가 없었다.
굴 껍데기를 벗겨내 오동통한 우윳빛 속살을 발라내기 바빠 옆 사람이 말 한마디 거는 것도 부담스러울 정도다.
보통 굴 성수기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중순부터 다음 해 6월 중순까지다.
통영에는 굴만 전문으로 작업하는 박신장이 250여곳 있다.



한곳에서 적게는 20명, 많으면 50∼60명이 작업하는데 출하 시기가 되면 일손이 없어 인력 수급에 애를 먹을 지경이다.
이들 박신장에서 하루 평균 손질하는 굴 양만 1만3천㎏이다.
이렇게 손질한 굴은 인근 위판장으로 넘어가 경매를 통해 전국으로 유통된다.
일반적인 어패류 경매가 새벽에 진행되는 것과 달리 굴 경매는 해 질 무렵부터 시작된다.
박신작업을 거쳐 10㎏ 단위로 포장된 굴은 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산도(pH) 측정기로 신선도를 확인한다.
통영 굴은 다른 굴과 비교해 껍질이 크고 속살이 하얀 게 특징이다.
일본 등지에서 수출 수요가 많아 현지인들이 좋아하게끔 크기가 크고 보기 좋게 개량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재래종과 겉모습부터 다르다.
굴수하식수협에 따르면 2014년부터 작년까지 통영에서 매년 굴 1만t∼1만3천t을 생산했다.
이중 냉동 굴 3천t∼7천t, 생굴 200t∼700t이 수출된다.
이 밖에 통조림이나 기타 가공식품까지 더하면 매년 수출되는 물량만 6천t∼1만2천t에 달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천500만∼9천500만달러로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통영 굴이 이처럼 외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산양과 사량도, 한산만 해역이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인정한 청정해역이기 때문이다.
이곳과 더불어 여수 가막만, 고흥 나로도, 남해 창선 등 6개 지역만 국내에서 수출용 패류 생산해역으로 지정됐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FDA의 인증을 받아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은 셈이며 이중 절반이 통영에 몰려있다.
그러나 올해 굴 출하를 앞두고 통영 양식업계 표정은 밝지만 않다.
올여름 기록적 폭염으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 바닷속 굴이 제대로 크지 못했고 최근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며 채취량마저 줄었기 때문이다.
굴 양식업자 김정환(40)씨는 "굴 품질은 여전히 좋으나 태풍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예년과 비교하면 8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협 관계자는 "초매식 이후 유통량을 파악해야 정확히 알 수 있으나 올해 기온과 태풍 탓에 예전만큼 생산 전망이 밝지 않다"며 "시·군 차원에서 어민들을 대상으로 손실량을 파악한 뒤 보험 등으로 보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ome12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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