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한땀 한땀 수놓아 만든 마을 이야기 그림책

입력 2018-10-22 15:19  

학부모들이 한땀 한땀 수놓아 만든 마을 이야기 그림책
제주 덕수초 학부모들, 그림책 '솥 굽는 마을' 발간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우리 마을에서 생산한 농기구는 흙이 잘 붙지 않아 땅속 깊이 잘 들어가고, 쇠가 강해 쉽게 닳지 않아서 제주도 전역에서 농기구를 사러 찾아왔다고 해요."



불미공예 등 제주 전통민속문화가 보전되는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의 덕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이야기를 자수 그림책으로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덕수초는 학부모 수공예 동아리인 '핸즈 크라프트'가 만든 덕수리 이야기 자수 그림책 '솥 굽는 마을'을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덕수초는 전교생이 68명인 작은 학교로,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엄마들이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교육활동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그림책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 지난 3월 제작에 들어가게 됐다.
기획부터 이야기 구성, 삽화 디자인, 자수 작업, 편집, 출판 등 제작과정 전반이 학부모들의 손을 거쳐 이뤄졌다.
특히 책에 들어갈 삽화를 직접 한 땀, 한 땀 수놓는 작업을 하는 데 많은 정성이 들어갔다.
각자 생업이나 살림, 육아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실 꾸러미와 천을 들고 다니며 틈틈이 바느질하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채워나갔다.
작업은 집에서도 이어졌다. 덕분에 아이들이 그림책 제작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학교는 재료비와 활동공간 등을 지원해줬고, 제주도 마을만들기 종합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돼 후원을 받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7개월여 만에 총 40쪽 분량의 그림책이 완성됐다.
완성된 책은 학교에 비치해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1만5천원에 판매도 한다.
학부모들은 지난 19∼21일 열린 JDC 국제교육도시 북페어에 참가해 그림책과 원화 전시회를 열었고, 판매 수익금 전액을 학교 도서관에 기부했다. 앞으로도 책 판매 수익이 난다면 학교 도서관 서가를 채우는 데 쓸 계획이다.



또한 덕수초 공동육아 학부모모임 '느영나영 혼디'는 올해 학생들과 직접 마을 곳곳을 탐방하고 공공기관과 마을 어르신들의 자료를 모아 마을의 모습과 역사를 담은 '덕수리 마을지도'를 제작했다.
학생들이 마을을 탐방하면서 관찰한 자연의 모습을 직접 스케치한 자료로 '솥 굽는 마을 워크북'도 제작해 전교생에게 나눠줬다.
양정숙 덕수초 교장은 "그림책과 마을지도, 워크북은 1∼2학년 우리고장 탐구 활동, 3∼4학년 사회과, 5∼6학년 전통문화 교육활동 등에 매우 유익한 학습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들은 "많은 것이 편리해진 세상이지만 어렵게 가보기로 하고 한땀 한땀 정성을 다했다. 훗날에라도 엄마들이 전하려고 했던 마음을 아이들이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이 이야기가 계속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덕수리의 재미있는 설화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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