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대만 정부. 수백만 건에 달하는 중국의 해킹공격 데이터 공유"
"인공지능이 향후 중국의 사이버 공격 예측하고 예방책 찾도록 도움"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이 중국의 해커집단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데이터를 사이버 보안 관련 민간 기업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대만 사이버 보안 정책 책임자를 인용해 대만 정부가 수백만 건에 달하는 중국 해킹집단의 사이버 공격 데이터를 민간 기업과 공유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정부의 이런 결정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가 향후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훈련하는데 도움을 주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다.

대만 행정원 자동안전처(資通安全處·Department of Cyber Security·사이버보안부)의 지안훙웨이(簡宏偉) 처장은 민간 기업들이 중국의 해커집단들이 수년간 대만 정부 기관의 컴퓨터들을 상대로 해킹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지안 처장은 "이 데이터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면서 "보안업계의 모든 사람이 (중국의 해킹) 데이터로부터 해킹 유형을 찾아내고 더 나은 (방어) 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해 그 데이터를 대단히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 정부의 이런 결정은 컴퓨터가 점점 늘어나는 자동화된 사이버 공격을 감지하고 격퇴할 수 있도록 훈련하려는, 다시 말해 '머신 러닝'을 활용하려는 사이버 보안 회사들의 흥분하게 만들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머신러닝은 인공지능 연구 분야의 하나로, 컴퓨터가 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를 통해 실현하는 기술이나 기법을 의미한다. 즉 컴퓨터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나 기법을 말한다.
지안 처장은 "지금까지 사이버 공격을 위해선 인간이 코드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곧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다른 소프트웨어를 훈련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이는 해커의 능력을 향상하고 빠르게 만들 것이다"면서 "우리는 AI 해킹 경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간부는 IT 회사들은 오랫동안 대만 정부에 대해 중국이 대만을 해킹 공격한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설득해왔다고 샜다.
이 간부는 "그 데이터는 우리가 예상되는 해킹의 위협을 분석하는데 매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안업체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마이클 센토나스 부회장은 소프트웨이 특징을 파악해 침입자를 감지하는 등의 전통적인 사이버 해킹 대처법은 이제 더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처리 능력이 향상되고 방대한 악성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머신 러닝은 최근 2∼3년 사이 해킹 방어자의 입장에 매우 유용한 기법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중국 해커집단의 주요 표적이 돼왔다는 게 대만 정부와 보안업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중국은 민진당(民進黨) 출신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군사, 외교 등 다방면에 걸쳐 대만에 대한 강경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대만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집권 민진당 인터넷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만 정부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대만 지방선거와 2020년 초 실시될 총통선거에 앞서 중국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개입 작전을 펴고 있다고 판단하고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