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살해는 국제범죄…국제재판소 통해 단죄해야"

입력 2018-10-24 16:51  

"카슈끄지 살해는 국제범죄…국제재판소 통해 단죄해야"
저명 변호사 저프리 로버트슨 주장…리커비 사건 등 전례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은 국제범죄로, 국제재판소만이 가해자를 단죄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과 호주 이중국적자로 저명 인권변호사인 저프리 로버트슨(72)은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를 통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야만인들이 지시하고 저지른 야만적인 행위로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이런 주장을 폈다.
유엔의 전범 재판에 판사로 참여했던 로버트슨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두 당사국이랄 수 있는 사우디와 터키의 수사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사우디가 17일간 자신들의 책임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고 여전히 믿기 어려운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사우디 측의 수사는 기껏해야 몇몇 희생양만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스스로 많은 판사를 해고하고 변호사들을 투옥했으며, 법원을 통해 언론인을 탄압하는 등 자국 사법제도를 무력화한 만큼 터키 내의 철저한 수사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영사관에 대한 면책 특권 때문에 국제재판소와 달리 터키 내 재판은 증거 확보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로버트슨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면책 특권이 허용되는 구역에서 유엔협약을 위반해 일어난 국제범죄로 규정했다.
특히 유엔 회원국이 저지른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엔 안보리는 이전에도 유사한 사건을 다루기 위해 재판소를 설치한 일이 있다며 2005년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 암살사건과 1988년 런던발 뉴욕행 팬암기가 폭발한 '로커비 사건'을 예로 들었다.
또 국제재판소가 설치되면 그간 경험이 축적돼 인력도 충분하고 관련 정보들도 있는 만큼 별문제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발칸 반도나 르완다, 시에라리온 내 잔학행위를 다뤘던 경험 많은 판사들이나 중대한 국제범죄를 맡았던 검사들이 많다.
터키 정부는 가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고, 서방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들은 사우디의 명령 체계에 대한 정보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로버트슨 변호사는 사우디 유력자 및 무역 제재, 외교적 고립 위협 등을 무기로 안보리가 계속 압박하고 국제재판소가 명령하게 되면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헤이그의 재판소로 용의자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전략은 로커비 사건 당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당시 대통령을 상대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국제적인 법 절차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실상 결정적인 명령을 내렸을 것이라는 신빙성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석유 수출이나 무기 수입, 테러범 정보 공유 등 현실 정치상 사우디를 너무 몰아붙인다거나 무함마드 왕세자가 너무 거물이라 감옥에 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려면 국제재판소의 설치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