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보도, 웜비어 부모는 연방법원에 19쪽 분량의 서면진술서 제출
"北기록상 식당서 범행모의했다는 날에 아들은 학교에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에 장기 억류됐다가 뇌사 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법적 소송의 소장이 평양의 북한 외무성으로 배달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미국 연방법원의 재판 관련 기록을 인용, 소장이 지난 6월 19일 국제우편서비스 DHL을 통해 평양에 있는 북한 외무성으로 배달됐으며 '김'이라는 인물이 우편물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웜비어의 부모는 지난 4월 북한을 상대로 아들의 사망 책임을 묻는 법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소장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피고 대리인으로 명시됐다.
웜비어 부모의 법정 대리인은 오토 웜비어 사망 당시의 나이와 학력 등을 고려해 웜비어의 생존가치를 199만달러(약 23억원), 420만달러(약 48억원), 603만달러(약 69억원) 등 3가지 금액으로 추산해 법원에 제출했다.
아울러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19쪽 분량의 서면진술서에서 아들이 북한에 억류된 이후 가족들이 견뎌야 했던 상황을 상세하게 기술하면서 북한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프레드 웜비어는 진술서에서 아들의 귀환길에 동행한 조셉 윤 미국 국무부 전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설명을 토대로, 당시 북한이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의 주변에 경비인력까지 배치해 '보안상 위협 인물'로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석방 전 사면에 대한 공식 절차를 진행했는데, 이는 아버지로서 엄청난 굴욕감을 느낄만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술서는 아들의 증언이 담긴 북한의 서면 기록을 검토한 결과 사실이 아닌 내용이 많았다며 관련 내용을 일일이 명시하면서 부인했다.
예컨대, 아들은 2015년 9월 23일 신시내티의 한 식당에서 친구들과 북한의 선전물을 훔치기로 모의했다고 북한 법정에서 증언했지만, 실제로 그날 아들은 버지니아 샬러츠빌의 학교에 있었다고 진술서는 설명했다.
진술서는 아들에게 북한 여행을 주선한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가 웹사이트에 북한 여행이 안전하다고 홍보했다면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또 이 업체 관계자가 아들이 북한에서 억류된 직후 '곧 집으로 돌아온다'고 했으며, 이후에도 '모든 것이 괜찮다'면서 다음 항공편으로 귀환한다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진술서에서 평범했던 일상이 아들의 죽음 이후 어려운 일이 됐다며, 아들을 기억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려고 최근까지 식료품점에 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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