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18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오는 11월 14~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바그너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은 뮤지컬 배우 양준모(38)와 바리톤 양준모(44)의 동반 출연으로 눈길을 끈다.
동명이인인 두 사람은 각기 뮤지컬계와 성악계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스타.
우선 뮤지컬 배우 양준모는 2004년 뮤지컬 데뷔 무대인 '금강'부터 최근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작품들에서 탄탄한 가창력을 선보였다.
성악가 양준모는 강병운, 연광철, 사뮤엘 윤 등으로 이어지는 유럽 무대의 바그너 한국가수 계보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한 이들은 뮤지컬 스타 양준모의 13년만의 오페라 도전으로 한 무대에 서게 됐다. 그의 오페라 무대는 2005년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이후 처음이다.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이후에는 주로 뮤지컬 작품에만 출연한 터라 사실상 그의 오페라 데뷔 무대라고 할 만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불의 신 '로게' 역을 맡는다.
마이크 등 음향 장비를 활용하는 뮤지컬과 달리 오페라는 공연장 자체의 울림만을 사용해야 하므로 발성이나 창법 등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을 요구한다.
그러나 양준모는 "성악가로 커리어를 시작한 만큼 오페라 무대가 항상 그리웠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음악원을 수료했다.
그는 "가끔 오페라 무대에서 제의가 왔지만 발성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며 "7년 전부터 뮤지컬 발성의 장점을 살린 나만의 오페라 발성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고 한다.
그는 어렵기로 소문난 바그너 작품으로 오페라 문을 두드리게 된 이유로 "바그너가 그 어떤 작품보다 연극적인 특징이 있어 두 장르를 병행할 방법"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의 바그너 도전이 이색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반면, 성악가 양준모의 바그너는 그의 '명함'과 같다.
2000년대 초반 유럽 무대에 건너가 '반지' 4부작을 모두 돈 그에게 독일 유력매체들은 "빛나는 보탄"('발퀴레'), '부드러운 바리톤 음성은 세계적"('라인의 황금')이란 호평을 내놨다.
바그너 작품 다수에 출연한 그에게도 이번 무대는 도전이다.

지난달 공개된 '니벨룽의 반지' 리허설에서는 신화시대를 표현하는 기묘하고 화려한 의상, 인형극을 연상케 하는 투구 형태의 큰 마스크 등이 등장해 독일 출신 세계적인 거장 아힘 프라이어의 과감한 연출을 예고했다.
양준모는 "평소 모자를 쓰고 노래하는 것도 싫어하는데, 마스크는 이번에 처음 쓴다. 의상도 아주 무거워 기초 체력을 더 길러서 참여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의 근엄함이 아닌, 인간의 추악한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보탄 모습을 잘 표현해보려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오페라에는 총 120억원 제작비가 투입됐다.
바그너가 사반기 만에 완성한 링(반지) 4부작은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이라는 네 개 시리즈다.
제작사 월드아트오페라는 이번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3년에 걸쳐 4부작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북유럽과 게르만 영웅신화를 토대로 한 신비스러운 소재, 대규모 관현악 편성, 16시간에 달하는 공연 시간 등 작품의 깊이나 음악적 심오함, 웅장함 측면에서 대작 중의 대작으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일반 대중에게는 감상이 쉽지 않은 작품으로도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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