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아베 日총리 訪中이 우리 외교에 던지는 시사점

입력 2018-10-26 15:06  

[연합시론] 아베 日총리 訪中이 우리 외교에 던지는 시사점

(서울=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중(訪中)이 우리의 시선을 끈다. 중일평화우호조약 발효 40년을 맞아 25일 방중에 나선 아베 총리는 2박 3일간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일본 총리가 다자회의 참석을 겸하지 않고 공식 방중한 것은 2011년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이후 7년 만이라고 한다.

아베의 방중에 중국 측은 이례적인 환대를 보여주고 있다. 아베 총리는 26일 리커창(李克强) 총리 부부 주최의 오찬 참석에 이어 오후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시 주석 부부가 주최하는 만찬에 잇달아 참석한다. 작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당시 일었던 '홀대 논란'과 비교된다. 평소 반일적이던 중국 언론도 아베의 방중을 환영하고 있다.

50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한 아베 총리도 이에 화답하듯 굵직한 경협 보따리를 내놓았다. 두 나라는 제3국의 인프라 시장 공동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시 주석의 유라시아 광역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일본이 사실상 동참하는 셈이어서 중국 측이 반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대일로 사업은 일부 나라에서 촉발된 '빚잔치' 논란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양국은 또 2013년 중단된 통화스와프를 300조원 규모로 재개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2012년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국유화로 갈등이 격화됐던 두 나라의 이런 우호적인 접근은 극적인 상황 반전에 가깝다. 중국은 2년 전만 해도 중일 정상회담장에 양국 국기를 내걸지 않을 정도로 일본을 무시해왔다. 이런 반전은 미국이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미중 간 무역 전쟁을 촉발하고, 일본이 공들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는 등 미국 일국주의를 강화하자 세계 2, 3위 경제대국인 중일 두 나라가 '트럼프 리스크'를 줄이려고 협력에 나선 것이란 얘기다. 두 나라 외교가 모두 실사구시에 근간을 두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한일, 한중관계는 아직 순탄하다고 보기엔 어렵다. 일본과는 종군위안부, 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문제 등 과거사에 얽매여 미래지향적 관계로 좀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정부 등장 이후 3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시 주석의 방북을 추진하는 등 친북 행보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중일 두 나라와 협력이 중요하다. 과거사 문제 등으로 대립해온 중일 두 나라가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처럼 정부가 실사구시적 차원에서 한중, 한일관계를 개선할 지혜를 찾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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