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우주탐사 '첨병' 케플러·돈, 지구와 영원히 작별한다

입력 2018-10-31 05:00   수정 2018-11-01 09:44

인류 우주탐사 '첨병' 케플러·돈, 지구와 영원히 작별한다
연료 떨어져 '연명' 상태…조만간 교신 끊길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류의 우주 탐사에 첨병 역할을 해온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망원경 '케플러'와 소행성 탐사선 '돈(Dawn)'이 조만간 지구와 영원히 이별한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처럼 동체를 던져 산화하며 장엄한 최후를 맞는 것은 아니지만 싣고 간 연료가 바닥을 드러내 이미 관리에 들어간 상태여서 지구와 교신이 곧 끊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케플러와 돈은 우주로 발사된 시점도 다르고 임무도 차이가 있지만, 설계수명을 훨씬 넘겨 활동하며 우주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혁혁한 '전과'를 세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NASA는 이들과의 마지막 교신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곧 닥칠 고별을 앞두고 부고성 보도자료를 냈다.
◇ '행성 사냥꾼' 케플러 = 지난 2009년 발사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지난 9년간 태양주위를 돌며 행성 사냥꾼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2천600여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의 70%는 케플러가 찾아낸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은하의 모든 별이 적어도 한 개 이상의 행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으며 태양계 밖의 다른 세계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됐다.

케플러는 2012년 설계수명을 넘겨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이듬해 우주망원경의 자세를 잡아주는 두 번째 자이로스코프(회전의)가 고장 나 한동안 임무 수행에 차질을 빚다가 태양광의 압력을 이용해 기적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2014년부터 'K2'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아 지금까지 19차에 걸친 외계행성 탐사 임무를 진행해 왔다.
지난 8월 29일부터 진행된 19차 관측은 언제 연료가 떨어질지 모르는 조마조마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총 27일에 걸친 관측을 통해 물병자리에 있는 3만여개 이상의 별과 은하를 탐사했다. 이 권역은 초저온 왜성인 'TRAPPIST-1' 항성계가 거느린 지구급 행성 7개를 포함해 수십 개의 행성과 행성 추정 천체가 있는 곳이다.
케플러는 지난 11일 심우주통신망(DSN)을 이용해 19차 관측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지난 19일 다음 관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동면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케플러는 연료측정 장치가 없어 앞으로 얼마나 더 지탱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다행히 동면에서 깨어나더라도 다음 관측 임무를 수행하거나 관측된 자료를 전송하다가 지구와 영원히 작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플러의 뒤를 이을 우주망원경 '테스(TESS)'는 지난 4월 발사돼 가동 한 달여 만에 행성을 거느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73개의 별을 발견하고, 두 곳의 항성계에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 2개를 찾아내는 등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 인류 최초의 소행성 탐사선 돈 = 돈은 케플러보다 2년 앞선 2007년 9월 델타Ⅱ 중형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11년째 활동하고 있다.
2011년 7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벨트에서 질량이 가장 큰 소행성인 '베스타(Vesta)'에 도착해 이듬해 9월까지 1년여간 궤도를 돌다가 두 번째 목표지인 왜행성 세레스(Ceres)로 옮겨 2015년부터 탐사를 하고 있다.
소행성 벨트에 있는 천체의 궤도를 돈 것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탐사 목표지를 옮겨가며 탐사활동을 한 것도 유례가 없었다.

돈의 탐사임무는 2016년 설계수명이 다한 뒤 한 차례 연장됐으며, 2017년 재차 연장되면서 약 35㎞ 상공까지 고도를 낮춰 세레스 탐사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레스가 지질학적으로 아직 활동적인 상태일 수 있으며, 내부의 염수가 흘러나와 표면에 소금이 형성돼 있는 점 등을 확인했다.
돈 역시 연료가 고갈되면 지구와 연락이 끊긴다. 하지만 연락이 끊긴 뒤에도 수십년간 세레스 궤도에 안정적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NASA는 돈과 케플러에게 곧 작별인사를 해야 하지만 이들이 보내온 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수십년간 새로운 발견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 제공]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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