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염원 담은 태권도 시범공연에 평양시민 '기립박수'

입력 2018-10-31 20:48  

평화 염원 담은 태권도 시범공연에 평양시민 '기립박수'
WT 시범단, 7개월 만에 평양서 '두물머리' 주제로 단독 공연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 등 참관, 시범단원들 격려



(평양=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세계태권도연맹(WT) 소속의 한국 태권도시범단이 7개월 만에 다시 평양에서 한반도 평화의 꿈을 담은 시범공연 무대를 꾸몄다. 평양시민들은 기립박수로 호응했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평양 태권도전당.
나일한 단장과 최동성 감독을 포함한 22명 모두 한국인으로 꾸려진 WT 시범단이 2천350여 석을 가둔 메운 평양시민 앞에 섰다.
WT 시범단은 7개월 전 우리 예술단과 함께 방북해 4월 1일 태권도전당에서 단독 공연, 이튿날 평양대극장에서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과 합동공연을 했다.
그러고는 지난 8월 말 ITF의 초청을 받고서 약 두 달 동안 부지런히 준비한 공연으로 다시 평양을 찾았다.
최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도 직접 태권도전당을 찾아 50여 분간 진행된 시범공연을 끝까지 관람했다. 최휘 부위원장은 WT 시범단의 4월 두 차례 평양 공연도 모두 직접 지켜봤다.
리용선 ITF 총재와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도 조정원 총재 등 WT 총재단과 함께 공연을 참관했다.
이날 WT 시범단 단독으로 펼친 공연의 주제는 '두물머리'였다.
남과 북, 그리고 뿌리는 하나이나 WT와 ITF 두 개로 나뉜 태권도를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한 줄기로 흐르는 접점 '두물머리'로 표현하려 했다.
서미숙 시범단 연출 감독은 "4월 공연에서는 처음이라 태권도의 강약 위주로 표현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스토리텔링을 많이 가미했다"고 밝혔다.


WT 시범단원들이 준비한 것들을 하나씩 펼쳐내 보이자 관람객들은 금세 하나가 됐다.
눈을 가리고 청각에만 의지한 채 공중의 송판을 격파하거나 4.5m가 높이의 격파물을 비틀기, 다단계 회전 등의 기술로 산산조각내는 고공격파, 파괴력을 보여주는 손끝, 손날 격파 등 고난도 격파 때는 박수가 연신 터져 나왔다.
간혹 실수가 나올 때는 관람석에서 짧은 탄식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이내 곧 더 큰 박수로 남측에서 온 시범단원의 실수를 감쌌다.
WT 시범단은 '여러분! 반갑습니다'라는 문장을 만들어 내보이기며 인사하기도 했다.
시범단원들이 우리에게도 친숙한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에 맞춰 추임새를 넣어가며 호응을 유도할 때는 관람객들도 가사를 흥얼거리며 박자에 맞춰 함께 손뼉을 쳤다.
주석단의 내빈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자 관람객들도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어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에 맞춰 공연할 때는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랐다.
마지막으로 고공격파와 함께 '평화를 기원하며'라는 문구가 적힌 내림막이 펼쳐지자 잠시 자리에 앉아있었던 내빈과 관람객이 다시 기립박수를 보냈다.
공연이 끝나자 최휘 부위원장은 WT·ITF 관계자들과 무대로 내려가 시범단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다.
지난 4월 공연도 지켜봤다던 한 북측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범단원들도 만족해했다.
평양을 두 번째 방문한 서재원 단원은 "4월에는 다들 무뚝뚝한 표정들이어서 어색했다. '원래 그런가' 했는데 이번에는 같이 교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게 너무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역시 4월 평양 공연도 함께 했던 최한나 단원도 "이제야 긴장이 조금 풀린다"면서 "지난번에는 잘 웃지도 않으셨는데 오늘은 자연스럽게 너무 응원을 해주셔서 힘이 많이 났다"고 달라진 관람객들의 반응에 즐거워했다.
이어 "ITF 시범단원들과는 지난번 평양 공연을 마치고 이제는 다시 못 만나리라 생각했는데 평양에 또 왔다"면서 "아는 ITF 단원을 만나면 정겹게 안부를 물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단독 공연을 마친 WT 시범단은 11월 2일 같은 장소에서 ITF 시범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WT와 ITF가 25분씩 차례로 공연한 뒤 5분을 함께 공연하게 된다.
WT가 준비한 공연의 주제는 '다시 목련이'로, 뿌리가 하나인 태권도를 삶의 희비와 혹한을 견딘 생명력에 대비시킬 예정이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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