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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총리, '신성모독 무죄 판결' 들끓는 종교계에 경고

입력 2018-11-01 12:45  

파키스탄 총리, '신성모독 무죄 판결' 들끓는 종교계에 경고
무슬림 시위에서 "법관 죽어야" 주장 나오자 TV담화로 진화 나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성모독죄'로 사형 위기에 처했던 파키스탄 기독교 여성에게 무죄가 선고된 뒤 보수 이슬람교계가 거친 말을 쏟아내며 시위에 나서자 파키스탄 총리가 국가와 맞서지 말라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지오 TV 등에 따르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대법원 판결 관련 긴급 TV 담화를 통해 "판결에 맞서 국가와 충돌하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칸 총리는 시위대를 선동하는 보수 종교계를 겨냥해 "국가에 해를 끼치지 말라"며 "그렇지 않으면 국가는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나설 것이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전날 신성모독 혐의로 8년간 독방 수감생활을 하며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여성 아시아 비비에 대해 무죄 선고와 함께 즉시 석방하라고 판결했다.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이슬람의 교조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자에 대해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앞서 파키스탄 사회는 비비에 대한 판결을 놓고 지난 수년간 심각한 갈등을 겪어왔다.
이날 판결 결과가 나오자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대법원 청사 인근을 비롯해 카라치, 라호르 등 주요 도시에서는 수백 명의 보수 무슬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슬람 보수주의 정당인 TLP는 판결을 내린 대법관은 죽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등 거칠게 반발하고 있다. 비비의 변호사는 살해 협박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칸 총리는 "그러한 행동은 용인될 수 없다"며 "특히 '죽어 마땅하다'는 슬로건은 매우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칸 총리는 "그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며 "국민은 그들이 놓은 덫에 걸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수 이슬람 문화가 매우 강한 파키스탄에서 칸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상당히 용기 있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2011년에는 비비를 돕겠다고 나섰던 펀자브 주(州) 주지사가 경호원에게 암살되기도 했다.
현지 SNS에는 칸 총리의 발언을 칭찬하는 네티즌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와심 바다미는 트위터를 통해 "짧고 대담하고 핵심을 찌른 연설"이라고 적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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