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권력구도 개편되나…망명생활 국왕 동생 귀국

입력 2018-11-01 17:00   수정 2018-11-01 19:06

사우디 권력구도 개편되나…망명생활 국왕 동생 귀국
'카슈끄지 사태 해결 힘보태기' 관측 속 정치적 역할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자국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자진해 해외 망명 생활을 하던 사우디 국왕의 동생이 귀국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방국가들이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카슈끄지 사태의 해결에 왕실의 힘을 모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 과정에서 사우디 왕가의 권력구도가 개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동생 아흐마드 빈 압둘아지즈(76)가 수개월 간의 영국 생활을 마치고 지난 27일 사우디로 돌아왔다.
아흐마드는 사우디 왕실의 원로로, 살만 국왕의 유일한 생존 친형제지만 국왕과 정치적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살만 국왕이 2017년 왕위 계승 서열 1위(왕세자)였던 자신의 조카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쫓아내고 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을 그 자리에 앉힐 때 이에 반대한 인사 가운데 한 명이 아흐마드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런던에서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 등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을 때 아흐마드가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책임을 언급했다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사우디 당국에 체포·구금될 수 있는 아흐마드가 귀국한 것은 안전 보장을 미리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직접 공항에 나가 아흐마드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아흐마드 귀국을 놓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슈끄지 피살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사우디 왕가의 '권력 재균형'에 관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왕가와 가까운 한 자문관은 "왕가 원로들이 지금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쏠린 권력을 분산하고 전통적인 합의 방식의 통치 시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한 외교관의 설명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신의 부인에도 카슈끄지 살해 배후설에 휩싸여 있다. 각종 개혁 정책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던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실은 잔혹한 독재자라는 비난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사우디의 투자 유치 행사에 서방의 불참이 잇따르고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여론이 들끓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그러나 사우디의 현 왕위 승계 구도에는 당장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중동문제 전문가 마이클 스티븐스는 "사우디 왕실 정치는 음모로 가득 차 있다"며 "그러나 살만 국왕이 무함마드 왕세자를 낙마시키기에는 그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흐마드의 귀국은 미국을 비롯한 사우디 동맹국들에 보내는 유용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카슈끄지 피살사건과 관련, 사우디 왕실의 책임론을 덜며 서방 자본의 투자를 계속 끌어들이는 데 아흐마드를 활용하려는 노림수가 깔렸다는 것이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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