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등쌀'에 캐러밴 압박 나선 멕시코…153명 체포

입력 2018-11-02 05:19  

'트럼프 등쌀'에 캐러밴 압박 나선 멕시코…153명 체포
트럭 외부 탑승ㆍ미니밴 수송 금지 등 강경대응 수위 높여
1차 캐러밴, 동부 베라크루스 주 방향으로 경로 변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에 포함된 일부 불법 입국자를 체포하는 등 캐러밴 북상을 저지하려고 강경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1일(현지시간) 라디오 포르물라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경찰은 전날 남부 치아파스 주의 고속도로를 따라 북진하던 2차 캐러밴을 검문해 합법적 이민 서류를 소지하지 않은 이민자 153명을 체포했다.
멕시코가 그간 1차 캐러밴에 대해 강온 전략을 병행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속되는 압박에 떠밀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캐러밴에 엄격한 이민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캐러밴을 저지하다 다친 멕시코 군인들을 언급하며 "캐러밴을 멈추게 할 수 없거나 멈추게 할 의사가 없었다. 우리 국경에 도달하기 전에 그들을 막아야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2차 캐러밴의 규모가 1천여 명으로 알려진 가운데 체포된 이들은 전체 규모의 10% 안팎에 달할 것이라고 AP 통신은 추산했다. 2차 캐러밴은 현재 1차 캐러밴보다 남쪽으로 320㎞ 뒤처져 있다.
2차 캐러밴은 지난달 29일 멕시코 당국이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입국하라고 요구하며 국경 다리 봉쇄를 풀지 않자 멕시코 해군과 연방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수치아테 강의 수위가 낮은 지역을 통해 과테말라서 멕시코로 진입했다.
캐러밴은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에서 폭력과 마약범죄,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으로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약 4천 명으로 추산되는 1차 캐러밴은 전날 오악사카 주 후치탄에서 발 부상 등을 치료하며 하루를 쉰 뒤 이날 새벽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이들은 멕시코 정부에 멕시코시티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교통편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멕시코 정부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자 여정을 재개한 것이다.
이들은 다만, 당초 예상했던 수도 멕시코시티 방향이 아닌 멕시코만과 접한 동부 베라크루스 주로 향하는 마티아스 로메로 시로 경로를 변경했다. 마티아스 로메로 시는 멕시코 남부에서 미 텍사스 주 매캘런으로 가기 위한 경유지로, 후치탄에서 65㎞ 떨어져 있다.

멕시코 연방경찰은 1차 캐러밴에도 압박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일부 이민자들이 운전자의 양해를 얻어 트럭 외부에 매달려 이동하자 내부 탑승을 요구하며 하차를 독촉했다. 캐러밴 이동 경로를 운행하는 차량에 짐을 가득 실을 것을 강요하는가 하면 며칠 전부터는 소형 버스 기사들에게 이민자들의 수송을 중단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앞서 멕시코 정부는 치아파스 주를 거쳐 오악사카 주에서 북상 중인 1차 캐러밴에 대해 합법적인 망명 신청 기회와 본국 송환 교통편 등을 제공해왔다.
멕시코 내무부에 따르면 현재 캐러밴 참여자 중 2천300명이 체류 신청서를 냈다. 수백 명은 멕시코 정부가 제시한 본국 송환을 위한 교통편 지원 제안 등을 수용했다.
캐러밴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 접한 남부 국경에 현역 군인을 배치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자극받은 캐러밴이 속속 결성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500명으로 조직된 3차 캐러밴이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출발한 뒤 현재 과테말라에서 북상하고 있다.
전날에는 약 2천 명의 엘살바도르 이민자로 구성된 4차 캐러밴이 산살바도르에서 출발했다.
한편 전날 후치탄에 있는 병원에서 임신 28주째였던 과테말라 여성이 멕시코 인권위원회의 지원 아래 첫 캐러밴 아이를 출산했다. 산모와 딸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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