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음주운전은 살인" 외치던 국회의원의 기막힌 행태

입력 2018-11-02 11:44  

[연합시론] "음주운전은 살인" 외치던 국회의원의 기막힌 행태

(서울=연합뉴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며 처벌 강화를 주장하던 한 국회의원이 불과 며칠 만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말문이 막히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은 지난달 31일 저녁 술을 마신 채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청담공원 인근에서 적발됐다. 이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는 여의도에서 술을 마시고 15㎞가량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기 불과 9일 전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 발의에 참여했던 이 의원이었다. 너무나 어이없고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의원은 지난달 윤창호법 발의에 공동 참여한 뒤 블로그에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라면서 "윤창호법은 이런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과 의식을 바꾸자는 바람에서 시작된 법"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렇게 음주운전 근절을 강조했던 그가 불과 며칠 뒤 스스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니, 배신감과 충격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 의원은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파장을 일으키자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면서 "음주운전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고,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으며,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사과만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은 아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꾸준히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음주운전 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 일각의 관용적 태도가 남아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사고만 나지 않으면 된다는 음주 운전자와 사회 일각의 안이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음주운전은 근절되기 어렵다. 음주운전 사고는 여전히 많다. 작년 한 해만 2만 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사망자도 439명에 달했다. 음주운전의 재범률도 매우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듯이 특단의 대책과 운전자 개개인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이 의원의 음주운전에 대한 비난이 과도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음주운전을 근절시키지 못하는 큰 요인이 됐다. 게다가 이 의원은 공인이다. 바로 얼마 전 본인 스스로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고 강조했다. 음주운전은 남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한 번이라도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번에 보여줘야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이미 이용주 의원의 사퇴 등을 촉구하는 국민의 분노가 잇따르고 있다. 이 의원과 민주평화당, 국회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처리해 나가는지 지켜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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