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대 '이란 다야니 730억원 지급' 판정문 공개 요구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한국 정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첫 패소사건을 두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판정문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민변은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이란의 가전업체 소유주인 다야니가(家)와 대한민국 사이의 ISD 중재 판정문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사건은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 과정을 문제 삼아 이란 다야니 측이 한국 정부에 제기한 것으로, 국제 중재판정부는 청구 금액 935억원 중 약 730억원을 한국 정부가 지급하라고 지난 6월 판정했다. 외국 기업이 낸 ISD에서 한국 정부가 패소한 첫 사례다.
다야니 측은 2010년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우일렉트로닉스를 파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소유한 가전회사 엔텍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계약보증금까지 받았으나 이듬해 해지하는 과정에서 공평한 대우 원칙 등의 위반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2015년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캠코가 대한민국 정부의 국가기관으로 인정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한국 패소 판정을 했다.
민변은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캠코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결정이 있었음에도 이란 국적 투자자가 국제중재로 거액의 지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ISD의 위험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건"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ISD의 문제점을 외면하며 중재판정문의 공개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은 어떤 이유에서 거액의 세금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급돼야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중재 판정문이 공개된다고 해서 정부가 영국 법원에 제기한 '중재판정 취소 소송'에 영향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변은 "5조원대 론스타 ISD 사건의 진행 상황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ISD 폐기를 포함한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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