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18년간 동네 쉼터 역할을 하던 부산의 한 민간 어린이도서관이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3일 부산 부산진구 부암3동의 어린이도서관 '동화랑 놀자'에 따르면 한 새마을금고로부터 최근 5년간 도서관 용도로 무상으로 빌린 회의실 사용 계약이 오는 12월에 끝난다.

새마을금고 측은 기존의 계약 만료 시기를 올해 3월에서 12월로 연장해줬으나 내부 사정으로 더는 연장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새로운 공간을 찾으려고 해도 오락실, PC방, 술집 등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곳이 거의 없고 그나마 괜찮은 곳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다.
이 도서관은 2001년에 허운영(53) 관장이 장서 2천권으로 부암3동에 처음 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부암3동에서 4번 이사했다.
두 딸을 뒀던 허 관장은 집에 어린이 책이 너무 많아서 동네 이웃에 사는 어린이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도서관을 개관했다.
당시만 해도 어린이도서관이 부산 전체에 몇 안 되던 시절이어서 인근의 학부모나 어린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동안 학부모 인문학 교실은 물론 교사와 학생의 독서모임도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등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다.
개관 이후 현재까지 회원으로 가입한 부모만 1천명이 넘는다. 보유한 장서는 1만5천권으로 늘었다.
허 관장이 대부분의 장서를 직접 사 서가를 채웠다.
이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책을 매개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기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지자체가 곳곳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면서 하루 방문객이 줄어들고 도서관 공간을 찾기도 어렵게 됐다.
허 관장은 "이달 20일까지 이사 갈 곳을 더 찾아보고 폐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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