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교역액 2천억弗 목표에 '성큼'… 전문가 "고부가품목 유망수출시장"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 추진을 공식화한 지 1년 만에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수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핵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대(對)아세안 교역액은 1천5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며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2020년 2천억 달러에 다가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세안 시장에서 앞으로 전기기기·부품, 광학기기, 소재 분야가 유망하다며 우리 기업들이 신산업과 부품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접근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수출액은 823억2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1∼10월 누계기준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수출액은 2016년까지는 전년 대비 감소추세였지만, 2017년에는 29.3%, 올해는 4.7% 각각 증가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교역액(수출액+수입액)은 1천32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227억 달러보다 7.6%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교역액이 1천490억 달러 수준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올해는 교역액은 1천5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 신남방정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아세안과 교역 규모를 2020년까지 2천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의 교역대상 1위 국가인 중국(교역액 2천100억 달러)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줄이면서 아세안으로의 시장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대 아세안 교역액은 정부의 목표치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대아세안 수출기회와 유망품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은 50.8%로 10년 전인 2007년 56.6%에서 지속해서 하락했다.
반면에, 아세안에 대한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10.4%에서 16.6%로 상승해 아세안이 우리나라의 수출시장 다변화와 안정적 수출확대를 위한 핵심지역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소비재 등 9대 신산업의 대 아세안 수출액 증가 폭은 전체 수출증가 폭보다 2배 이상 빨랐다.
[표]연도별 1-10월 누계 기준 대 아세안 수출현황(단위 : 억달러, %)
┌───────┬───────┬───────┬──────┬──────┐
│구분 │'15.1-10월 누 │'16.1-10월 누 │'17.1-10월 │'18.1-10월 │
│ │계│계│누계│누계│
├───────┼───────┼───────┼──────┼──────┤
│수출금액 │631.6 │607.9 │786.1 │823.2 │
├───────┼───────┼───────┼──────┼──────┤
│증감률│(△12.0) │(△3.7) │(29.3) │(4.7) │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무역협회)
아세안의 인구는 6억4천만명으로 우리나라의 12.5배가 넘고,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아세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5%에 달한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는 최근 아세안 국가들이 하이테크·부품 소재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고부가가치 산업구조와 교통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도시 등 인프라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유관 수입 수요가 크게 확대돼 우리 기업들로선 수출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아세안 수입시장의 규모와 연평균 성장률, 우리나라의 점유율을 기준으로 대아세안 수출 유망품목을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등 전기기기와 부품, 광학기기와 부품 소재 분야인 기계 및 부품, 화학·플라스틱·구리·알루미늄 소재의 수출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경제 규모가 크고 GDP 성장률도 높아 우리나라의 수출확대에 가장 유망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귀일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은 아세안을 고부가가치 품목 수출의 유망시장으로 인식하고, 신산업과 부품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접근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면서 "아세안과 신기술 및 부품 소재 분야 협력은 우리 신남방정책이 추구하는 경제협력의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이후 한국기업들이 아세안에 공장을 세우면서 자본재 수출이 크게 증가했고, 이후 중간재 수출이 늘면서 당분간 대아세안 수출증가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중 통상분쟁까지 격화하면서 아세안을 생산거점으로 삼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미수출 시 반덤핑이나 우회 수출 등이 문제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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