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주들 "유류세 내린 만큼 보조금 줄여 혜택 못 봐" 분통

입력 2018-11-06 10:54   수정 2018-11-06 17:41

화물차주들 "유류세 내린 만큼 보조금 줄여 혜택 못 봐" 분통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6일부터 유류세가 인하돼 정유사 직영주유소를 시작으로 기름값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트레일러 등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영세 화물차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트레일러 차주 이모 씨는 "정부가 유류세를 내렸지만, 영세 차주들은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한다"며 "유류세를 인하한 만큼 유가보조금을 깎아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유류세 인하를 앞두고 각 지자체 등에 보낸 공문에서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영세 자영업자 등의 유류비 부담 완화 및 구매력 제고 등을 내년 5월 6일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유류세 세율 인하(15%)에 따라 유가보조금 지급단가를 변경한다'고 통보했다.

화물차에 지급하는 유가보조금은 ℓ당 345.54원에서 265.58원으로 79.96원 내렸다.
유류세 인하로 내려간 경유 가격만큼 유가보조금이 깎인 셈이다.
트레일러 차주 이 모 씨는 "주유소 대부분을 개인이 운영하는 만큼 재고가 소진된 후에나 기름값을 내리는데 유가보조금은 당장 오늘부터 줄어 차주들이 부담하는 기름값이 오히려 늘어나는 일도 많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트레일러는 대부분 개인이 차를 구입해 운송회사의 번호판을 빌려 쓰면서 매월 일정 금액의 지입료를 주는 형태로 운행한다.
사실상 개인 사업자여서 차량 구입비, 유지비, 보험료, 수리비, 기름값 등은 모두 차주가 부담한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름값 등 운행경비는 날로 늘지만, 운송료는 오히려 해마다 깎이는 추세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차주들은 유류세 인하에 기대를 걸었지만, 유가보조금을 동시에 내리자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이라더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강하게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유가보조금 인하를 비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차주는 "유류세 인하에 오히려 영세 화물 운송사업자들은 이중고를 겪게 됐다. 유류세 15% 내리고 화물차 유가보조금도 80원 정도 차감한다니 이런 조삼모사 같은 말장난이 어디 있나"고 지적했다.
이 차주는 "유류세 인하만큼 주유소 판매가격이 내리지 않으면 역으로 더 오른 셈이 된다. 2008년 유류세 인하 당시에도 55원의 보조금이 삭감됐지만, 실제 주유소 판매가격은 30~40원 정도 인하돼 영세 운송업자들은 유가가 더 오른 셈이 되었다"며 40만 영업용 운전자와 100만에 가까운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기름값의 실질적인 인하를 위해 정책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원 글에는 5천명 넘게 동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다른 차주도 청원 글에서 "기름값 80원가량 내리고 보조금 80원 인하해 버리면 우리는 결국 1천500원이 넘는 기름값을 내며 운행한다. 이런 것이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냐고 물었다.
부산항만공사가 운영하는 밴드 'BPA와 행복 트럭'에도 정부의 유가보조금 인하를 비난하며 국토교통부에 항의 전화를 독려하는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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