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꿰뚫는 두 사상은 청렴과 애민"

입력 2018-11-07 15:52  

"목민심서 꿰뚫는 두 사상은 청렴과 애민"
집필 200주년 맞아 '역주 목민심서' 개정판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목민심서(牧民心書)는 행정 지침서죠. 지방 행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일일이 해설했습니다. 책을 꿰뚫는 두 가지 사상은 청렴(淸廉)과 애민(愛民)입니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이 편찬한 '목민심서' 집필 200주년을 맞아 1970∼1980년대 출간된 '역주 목민심서' 전면개정판이 나왔다.
책을 번역한 다산연구회 회장인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7일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산은 지방 행정관의 청렴을 일관되게 강조했고, 겉치레가 아니라 진심으로 백성을 사랑해야 한다고 적었다"고 말했다.
출판사 창비가 펴낸 목민심서 첫 완역본인 '역주 목민심서'는 1978년 1권이 나왔고, 1985년 6권으로 완간됐다. 이후 1988년에 1권만 개정판이 간행됐다.
당시 번역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우성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필두로 전공이 다양한 학자 16명이 모여서 했다.
연구회원 중 7명은 고인이 됐고, 송 교수를 비롯해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 9명은 지금도 활동한다.
역주 목민심서 개정판은 임형택 교수가 교열과 편집 책임을 맡았고, 2015년 작업에 착수해 3년 만에 성과물을 내놓았다
개정판은 종전과 달리 7권으로 구성됐다. 각 권 마지막 부분에 실었던 원문을 모아 7권에 수록했다. 주석은 일부 줄였고, 새롭게 편집했다.
송 교수는 "1970년대 번역할 때는 월요일마다 이우성 선생 연구실에 모였다"며 "하루에 200자 원고지 2장만 번역한 적이 있을 만큼 치열하게 논쟁하면서 정확하게 우리말로 옮기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신 정권에 이어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학원 민주화를 외친 교수를 다 해임했는데, 연구회원 중 6명도 해직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임 교수는 "목민심서 번역은 민주화운동의 일환이자 비민주적인 군부 독재 상황을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이었다"며 "1986년에 번역을 마친 뒤 남양주 다산 묘소에서 고유제를 지낸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개정판 출간은 젊은 독자도 쉽게 읽도록 글을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쓰고, 학술사적으로 높은 위상을 차지하는 목민심서를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번역문과 원문을 꼼꼼하게 대조하고, 40년간 축적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인명과 지명에 대한 정보를 추가했다. 1934∼1938년 신조선사에서 간행한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를 저본으로 삼았다.
임 교수는 "절판 상태에 가까운 역주 목민심서를 역사로 남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중국과 한국에서 많은 목민서가 나왔는데, 분량과 내용 면에서 목민심서에 비견할 만한 책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도탄에 빠진 백성에 대한 긴급 처방전인 목민심서에는 지금도 감명을 주는 글이 적지 않다"며 "민(民)을 주체로 하는 민주적 사상이 깃든 목민심서는 행정학이 아닌 정치학 고전"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제대로 된 민주주의로 끌고 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때 바탕이 될 만한 책이 목민심서"라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다양한 학문에서 두루 깊이 있는 성과를 낸 다산은 19세기 서양 학자들과 견줘도 조금도 뒤지지 않는 세계적 학자"라며 "그가 쓴 목민심서는 조선 후기 사회경제사의 거울"이라고 평가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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