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1년] ④ 그후 한반도 지진 195회…"규모 6∼7 가능성도"

입력 2018-11-10 06:31  

[포항 지진 1년] ④ 그후 한반도 지진 195회…"규모 6∼7 가능성도"
지진 관측 시작한 1978년 이래 5.0 이상 10번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강진…"더 철저한 대비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래 40년간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은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리히터 규모 5.8 지진이었다.
두 번째는 지난해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었다.
북한(1차례), 주변 바다(4차례)를 포함해 최근 40년간 한반도에서 규모 5.0대 지진이 발생한 것은 총 10차례다.
미국 지진학자인 찰스 프란시스 리히터의 이름을 딴 '리히터 규모'에 따르면 5.0∼5.9의 지진이 일어나면 서 있기가 곤란하고 가구들이 움직이며 내벽의 석고 내장재 따위가 떨어진다.
규모 5.4의 포항 지진으로 118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집이나 도로가 부서져 845억7천5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상대적으로 지표와 더 가까운 지하 5㎞ 안팎에서 발생해 지하 14㎞ 부근에서 일어난 경주 지진보다 피해가 컸다.
경주, 포항 지진은 이례적으로 강한 지진이었지만,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진 한반도에서도 규모가 작은 지진은 자주 일어나고 있다.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약 1년간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195회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규모 2.0 미만의 미소(微小)지진은 감시는 하되 대국민 발표는 하지 않는다.
1년간 발생한 195회 가운데 포항 지진의 여진이 과반수인 100회다. 규모상으로는 2.0∼2.9가 92회, 3.0∼3.9가 6회, 4.0∼4.9가 2회다.



역사적으로 1978년 이전에는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에는 779년 통일신라 혜공왕 때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가옥이 무너져 100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질 전문 분석관은 "당시에는 요즘 같은 콘크리트 고층 건물이 아닌 목조 단층 건물이었다는 점과 인구밀도가 현재보다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6년 경주나 2017년 포항 지진보다 훨씬 강한 지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는 조선 숙종 7년(1681년) 발생한 지진으로 일부가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지진의 발생 위치가 이 촛대바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을 경우 이 지진 역시 규모가 상당히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히터 규모 6.0대 지진에서는 빈약한 건물에서 큰 피해가 발생하고, 7.0대 지진이 일어나면 건물의 기초가 파괴되며 지표면에 균열이 일어난다.
8.0대에서는 교량과 구조물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9.0대에서는 육지에서 거의 전면적인 파괴 현상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지진은 어느 정도일까.
기상청은 1978년부터 2016년까지 지진계로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결과 당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 지진은 6.0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는 2016년 9월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까지 고려해 분석한 결과다.
우남철 분석관은 "만약 경주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당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는 6.2였을 것"이라며 "경주 지진으로 큰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예상 가능한 규모가 조금이나마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경계에 있는 일본 열도는 땅이 매일 조금씩 움직여 에너지가 급속히 축적된다. 이런 에너지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발생하는 것이 크고 작은 지진이다.
반면, 유라시아판 안쪽에 있는 한반도는 쌓이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어 일본 열도보다 지진의 발생 빈도가 낮고 크기가 작다.
한반도에서 7.0 수준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 쪽으로 끌려가 지진이 발생하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최대 규모 7.0 안팎의 대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강진이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밀집한 서울에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명종이 재위하던 1546년 '한양에 지진이 일어났는데,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갔으며 한참 뒤에 그쳤다. 처음에는 소리가 약한 천둥 같았고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집채가 모두 흔들리고 담과 벽이 흔들려 무너졌다'는 내용이 나온다.
포항과 경주 지진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지진 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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