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마크롱, 손맞잡고 방명록 서명하고 우호 다짐
1차 대전 종전 100주년…각국 정상들 파리 집결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독일은 세계가 더 평화로울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밝혀둔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우리 유럽은 지난 73년 동안 평화를 유지했는데, 이런 전례는 없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가 평화를 원했기 때문이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제1차 세계대전(1914년 7월28일~1918년 11월11일) 종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콩피에뉴 숲을 방문한 독일과 프랑스 두 정상은 이렇게 다짐했다.
콩피에뉴 숲에서 1세기 전 적국이었던 두 나라의 정상들은 손을 맞잡고 전사들을 추모했다.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 기대 그의 얼굴에 이마를 갖다 대는 친밀감을 드러냈다.

메르켈과 마크롱은 독일-프랑스 화해 명판을 공개하고 헌화했다.
이어 두 정상은 휴전 협정이 체결된 페르디낭 포슈 연합군 총사령관의 객차를 재현한 기념관으로 들어가 함께 방명록에 서명했다. 이곳에선 마크롱이 메르켈의 손을 잡아 우호를 보여줬다.
100년 전 이 객차에서 독일은 연합국과 서로 적대행위를 공식 종결하기로 하는 휴전 협정에 서명했다. 독일에게는 항복 서명이었다. 이로써 연합국과 동맹국 간 모두 970만명의 군인과 민간인 1천만명이 목숨을 잃은 제1차 세계대전은 종지부를 찍었다.
메르켈이 이날 콩피에뉴 숲을 방문한 것은 독일 정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영국 방송 BBC는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를 침공한 히틀러는 1940년 6월22일 프랑스가 항복하는 장소로 이 콩피에뉴 숲에 있는 열차를 택해 '항복의 치욕'을 씻으려 했다. 이 열차는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 불타버렸다.

앞서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지난 4일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독일과 접경한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노트르담 성당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콘서트에서는 전쟁 당시 적국이었던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구축된 친선 관계를 기념하는 의미로 독일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과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곡이 연주됐다.
메르켈과 마크롱의 콩피에뉴 숲 방문에 이어 11일 파리 개선문에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이 대대적으로 열린다.
승전국인 연합국뿐만 아니라 패전한 동맹국인 독일, 오스만튀르크의 후신 터키 등 7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각국 정상들을 환영하는 만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일부는 전쟁 때 적국 사이었지만 오늘 밤엔다시 뭉쳤다"면서 "이는 1차 대전에서 숨진 전사들에게 바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경의"라고 말했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종전 기념식에는 참석하지만, 독일 차원의 기념행사는 개최하지 않는다.
한편,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왕실 일가도 이날 런던 로열앨버트홀에서 열린 추모공연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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