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경기부양·유동성 확대 공급 위해 채권 등 지속적 매입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보유자산 총액이 일본의 전체 국가경제 규모보다 커졌다.
유동성을 아무리 퍼부어도 살아나지 않는 일본 경기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일본 통화정책이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행의 자산은 13일 현재 553조6천억엔(약 5천494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의 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을 근거로 환산한 연간 명목 GDP인 552조8천억엔(약 5천490조원)보다 많다.
7∼9월엔 GDP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중앙은행 자산과 연간 GDP의 격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중앙은행의 자산 규모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독보적인 수준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은 미국 연간 GDP의 20% 정도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자산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연간 GDP의 40%가량이다.
일본은행의 자산은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설정한 목표 2%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때문에 일본은행의 자산 매입을 통한 현금 방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이나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문에 달아오른 건설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자산 매입 요인이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아다치 마사미치는 "일본은행이 금리를 낮게 유지하려고 자산을 매입하는 독보적인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다치는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할 때 일본은 물가상승을 자극하기 위해 훨씬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통화정책 하나만으로는 성과를 내는 데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의 자산 규모가 얼마나 확대될 때 위험한지, 그 부작용이 무엇인지는 미지의 영역이다.
일본 오카산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타고 노부야스는 "얼마가 위험수위인지에 대해 통용되는 이론은 없다"고 말했다.
노부야스는 "중앙은행 자산이 계속 커질 때 애매한 불편함은 있으나 멈춰야 할 수준이 어디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이달 10일 현재 일본 국채 456조엔(약 4천528조2천억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극단적 완화정책의 첫 단계를 시작한 2013년 4월 그 규모는 125조엔(약 1천242조원)이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쌓아둔 채권 자체가 곧 만기 상환을 위해 채권을 더 많이 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만기가 되는 채권은 연간 50조엔(약 496조6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마스지마 유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재앙이 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본은행이 더 깊은 미지의 세계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난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일본은행 때문에 채권시장의 거래량과 변동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큰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의 가격과 리스크 탐지 기능이 심하게 훼손됐고, 극도로 낮은 금리 때문에 시중은행이 대출로 마진을 얻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조금 더 장기적으로는 일본은행이 자산 매입의 출구를 찾을 때 어떤 사태가 빚어질지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전직 관리는 일본은행이 위기정책과 결별하는 게 곧 반영구적으로 회계 손실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올해 3월 말 현재 채권 거래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관리하기 위해 3조6천억엔(약 35조8천억원)을 따로 배정해두고 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